[부산/경남]“경남 수돗물 ‘年800억’ 샌다”

  • 입력 2006년 9월 14일 06시 40분


“경남도의 상수도 정책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 식’입니다.”

경남도의회 건설소방위원회 김해연 의원은 13일 “도내 시군들이 낡은 수도관로 개선에 적극 나서지 않아 엄청난 양의 수돗물이 허비되고 있다”며 “도민 건강 보호와 혈세 낭비를 막기 위해 노후관로 교체를 서둘러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경남 지역 평균 유수율(有收率)은 61.6%로 낮은 수준이며 2000년에 비해 7.8%포인트 떨어졌다. 서울과 대구 부산 등의 유수율은 80%를 훨씬 웃돈다.

시군별 유수율은 고성군이 39.6%로 가장 낮고 하동군 40%, 통영시 42% 등이며 합천군과 창원시는 80% 이상이다.

경남에서 하루 생산되는 수돗물 97만8000t 가운데 60만2000t은 소비자에게 공급되지만 24.8%는 관로에서 빠지고 13.6%는 공공용수로 쓰인다. 경남도는 “누수량을 금액으로 환산하면 연간 800여억 원에 이른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경남도내 상수관로 1만642km 중 23.2%인 2468km가 20년 이상 된 것으로 이것이 누수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거창군은 노후관로 비율이 72.6%, 진주시는 46.3%, 함양군은 46.1%로 나타났다.

경남지역 20개 시군의 노후관로 개선사업비는 2004년 191억 원, 2005년 222억 원, 올해는 205억 원에 불과했다.

예산 확보가 어려운 것은 t당 수돗물 생산원가는 평균 914원인 반면 공급단가는 672원으로 연간 864억 원의 적자를 20개 시군이 상수도 특별회계에서 보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경남도 관계자는 “현재의 요금체계에서 20년 이상 된 노후관로를 모두 개선하려면 12년 정도가 걸린다”며 “상수도 업무의 효율화를 위해 한국수자원공사 등에 관리를 위탁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

:유수율:

수돗물 공급량 중 수요자에게서 돈을 받는 비율. 전체 공급량 중 관로에서 빠지는 누수율(漏水率)과 소방, 청소 등 공공용으로 쓰이는 무수율(無收率)을 뺀 비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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