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에는 체험영어학습현장으로 영어마을이 생겼고 테솔(TESOL ·비영어 사용자에 대한 영어교육) 자격증 수업을 통한 영어교사 재교육이 시도되고 있다. 경제자유구역에서는 간판과 공문서 등이 영어로 병기돼 준공용어처럼 쓰인다.
○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
“Are you ready?” “Yes!” “OK, Let's go!”
교사 조안나 핑크 씨와 20여 명의 학생은 이쑤시개와 신문지로 만든 ‘낙하산’을 2층에서 순서대로 떨어뜨렸다. 대화는 모두 영어다. 경기 포천시에서 온 박종민(12·초등 6년) 군은 “중력에 대해 영어로 수업을 들었는데 대부분 이해했다”며 뿌듯해했다.
국내 최대의 영어마을인 경기영어마을 파주캠프는 4월 개원 후 지금까지 42만여 명이 다녀갔다. 프로그램 참가자는 13만 명. 하루 평균 5000명이 방문한다. 파주캠프의 특징은 쿠키 만들기, 뮤직비디오 찍기, 영어 방송하기 등 다양한 체험학습 프로그램이 진행된다는 것.
경기영어마을 권은희 전략기획팀장은 “단기 프로그램으로 영어 실력이 갑자기 늘 수는 없다”면서 “하지만 영어를 공부 대상이 아니라 생활에 녹아든 언어로 느끼게 하고, 흥미를 유발시키는 것은 큰 소득”이라고 말했다.
○ 한국외국어대 테솔 주말반 교실
강사인 미셸 트로티에 씨는 영어교재 두 권을 교사들에게 보여 주며 “이 두 교재의 차이점은 무엇일까요?”라고 물었다. 영어 교수법, 교재 개발법 등에 대한 강의로 교사들을 영어 전문가로 양성하는 이 프로그램에는 초중등학교와 사설학원 영어교사인 ‘학생’ 16명이 참여하고 있었다. 수업은 100% 영어로 진행됐다.
한 교사가 “왼쪽 교재에 빈 공간이 더 많다”고 말하자 트로티에 씨는 고개를 끄떡이며 “빈 공간이 많은 교재가 창의적으로 수업하기에 더 좋다”고 설명했다.
인천 신대초등학교에서 지난해 영어 전담 교사를 맡았던 윤지영(24·여) 씨는 “학교 영어수업의 경쟁력은 교사가 좌우한다”면서 “영어 전담 교사의 실력을 높일 수 있는 지원이 더 늘어야 한다”고 말했다.
○ 준공용어 시험장, 경제자유구역
인천의 영종도 송도 청라지구, 부산·진해 및 광양만 일대 세 곳의 경제자유구역에서는 공문서가 영어로 접수 처리된다.
장수만 부산·진해 경제자유구역청장은 지난해 5월 “외국기업 유치를 위해 경제자유구역 내에서는 영어를 공용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각 경제자유구역의 초등학교 2곳에서는 2008년부터 수학, 과학 등을 외국어로 가르치는 ‘영어 몰입교육’이 시범 실시되고 있다. 평가를 거쳐 2010년부터 확대된다.
○ 유럽은 사회 과목도 영어로 공부
유럽의 여러 국가도 영어교육의 새 방법 찾기에 고심해 왔다.
네덜란드는 1989년 중고등학교에 ‘내용중심 언어 학습법(CLIL·Content and Language Integrated Learning)’을 도입했다. 역사, 지리, 생물, 음악 등의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는 것. 2006년 현재 90여 개 학교가 이 방식을 활용한다.
노르웨이 오슬로의 카스텔레트 초중등학교는 영어와 사회 과목을 통합해 가르치고 있다. 교사들은 원어민의 도움 없이 자체적으로 교재를 개발해 수업한다.
이 학교의 토릴 로에겐 교감은 “사회 과목을 영어로 가르치면 자연스럽게 영어가 숙달된다”면서 “교사들이 구체적 교육 방법, 교재 등을 함께 논의해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김광현 기자(팀장)
장원재 기자=세부 마닐라(필리핀)
싱가포르
조은아 기자=헬싱키 엘리메키(핀란드)
스톡홀름(스웨덴)
오슬로(노르웨이)
헤이그 아른험(네덜란드)
박형준 기자=후쿠오카(일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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