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억 원대 짝퉁제조 일당 적발

  • 입력 2006년 9월 20일 17시 58분


가짜 명품(짝퉁)을 만들어 유명 호텔 내 매장 등에 판매한 국내 최대 규모의 짝퉁 제조 일당이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형사과는 해외 유명 상품의 상표를 도용해 만든 짝퉁 가방 등을 시중에 유통한 혐의(상표법 위반)로 20일 김모(44) 씨와 서모(42) 씨를 구속하고 달아난 공범 오모(46) 씨 등 3명을 수배했다.

경찰은 또 이들로부터 가짜 명품을 구입해 외국인 관광객 등에게 판매한 이모(34) 씨 등 판매업자 18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김 씨 등은 지난해 7월부터 최근까지 경기 구리시 수택동의 공장에서 샤넬 헤르메스 루이뷔통 같은 해외 유명 상표를 도용해 2만6000여 점(정품가 기준 1000억 원 상당)의 짝퉁 가방 지갑 신발 등을 만들었다.

이들은 이 중 2만여 점을 정품의 10% 값만 받고 서울 R호텔과 부산 G호텔 내 명품 매장, 서울 명동 지하상가 매장 등에 팔아 160여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혐의다.

이들은 시중에서 3200만 원에 팔리는 헤르메스 악어가죽 가방을 본떠 만든 짝퉁 가방을 370 만 원에 팔았으나 실제 이 가방을 만드는 데 든 비용은 100만 원 정도인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최대한 진품에 가까운 짝퉁을 만들기 위해 실제 명품을 구입해 원단 재질과 바느질 모양, 상표 크기 등을 꼼꼼히 확인했으며 가방 수선공 출신인 서 씨와 오 씨가 짝퉁 제조 작업을 도맡았다.

서울경찰청 임휘성 강력팀장은 "매장 운영자들은 처음부터 짝퉁이라는 것을 알고 물건을 사러 온 사람들에게는 정품가의 10~30%만 받았지만 짝퉁이라는 걸 모르는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는 정품가의 80%까지 받았다"며 "이번에 적발된 것은 정품시가로 1000억 원대로 명품 위조 사건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라고 말했다.

이종석기자 w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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