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자연학습원… 염색문화관… 전남 ‘폐교의 부활’

  • 입력 2006년 9월 21일 06시 46분


전남 곡성군은 3년 전 옥과면 옛 옥수분교 터 4000여 평을 전남도교육청으로부터 사들여 ‘섬진강 자연학습원’을 개원했다. 학교 건물을 리모델링해 곤충 교실, 야생화 교실, 도예 교실, 조각 교실, 환경 교실 등으로 꾸미고 당일 및 1박 2일 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면서 연간 9000만 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다.

나주시는 다시면 회진초등학교 폐교 터를 매입해 15일 천연염색문화관을 개관했다. 천연 염색 관련 시설로는 국내 최대 규모로 상설 전시장과 자료관, 체험장, 판매장, 연구실 등을 갖췄다. 시는 천연염료를 추출하고 활용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한편 환경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교육장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전남 지역 폐교가 생태 체험의 장이나 주민들의 문화 공간으로 탈바꿈하고 있다.

20일 전남도교육청에 따르면 8월 말 현재 전남에서 학생 감소로 문을 닫았던 635개교 가운데 398개교가 매각되거나 학생수련원 등으로 쓰이고 있다. 나머지 237개교 중 76개교는 임대돼 활용 중이며 161개교는 폐교된 채 남아 있다.

함평군은 27개 폐교 가운데 23개교를 문화공간이나 공장 등으로 활용하고 있다.

손불면 남초등학교에는 천연염색 체험단지가, 대동면 서호분교에는 녹색농촌 체험마을이, 나산초등학교 구산분교에는 허브 재배 및 체험 위주의 환경 교육장이 들어섰다. 월야초등학교 양정분교는 가정용 김치냉장고 부품공장, 해보면 중앙초교는 자동차 부품공장으로 활용돼 지역민 일자리 창출과 소득 증대에 한몫을 하고 있다.

함평군 관계자는 “남은 4개 학교도 군 교육청과 협조해 공해를 유발하지 않고 군의 대표적인 이미지인 친환경과 어울리는 업종을 선택해 매각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광양시는 1996년 폐교된 옥곡면 대죽리 옛 죽양분교 자리에 올해 초 노인 전문 요양시설을 착공해 준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지상 3층 규모인 이 시설은 수용인원 60명에 의무실과 간호사실, 물리치료실과, 목욕실, 오락실 등이 설치된다.

여수시는 지난해 말 12억 원을 들여 돌산읍 굴전초등학교 등 3개 폐교를 매입해 청소년 학습 및 문화 예술 공간으로 활용하기 위한 방안을 찾고 있다.

순천시는 올해 말 윤곽을 드러낼 ‘영어 타운’ 조성 용지로 관내 폐교를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최수성 전남도교육청 관재담당은 “폐교 활용은 어려운 농어촌 살림에 도움을 주고 열악한 교육재정을 늘릴 수 있다”며 “공유재산관리조례가 개정되고 폐교재산활용촉진을 위한 특별법이 제정되면 지역민의 폐교 활용이 한결 쉬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호 기자 sh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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