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경찰, 충북도청 옥상농성 하이닉스 하청노조원 12명 연행

  • 입력 2006년 9월 21일 06시 46분


하이닉스 매그나칩 사내 하청 노조원들의 충북도청 옥상 점거 농성이 19일 오후 경찰의 강제 진압으로 엿새 만에 끝이 났다. 이로써 도청 업무 차질과 민원인 불편은 해결됐지만 이번 사태의 근본적인 문제는 해결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노조는 “전원 복직이 될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강경 투쟁을 계속 주장하고, 사측도 “직접 대화 불가”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2년 가까운 노사분규, 도청 점거까지=하이닉스 매그나칩 사태의 발단은 2004년 11월. 하이닉스 매그나칩 청주사업장 4개 하청업체 근로자 239명은 노조를 만들고 원청업체 불법파견 중단, 임금협상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이에 하청업체와 원청업체 측은 곧바로 직장 폐쇄와 도급계약 해지로 맞섰다.

노조는 2005년 원청업체 등을 불법파견 혐의로 대전지방노동청 등에 고발해 ‘불법 파견’ 판정을 받아냈지만 사측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이후 노조는 민주노총 등과 함께 “실질적인 사용주인 하이닉스가 문제 해결에 나서라”며 집회와 시위를 계속 이어갔다.

하이닉스반도체 서울사무소 점거, 청주 송전탑과 서문대교 고공 농성 등을 벌이며 문제 해결을 촉구하던 노조는 충북도의 적극적인 개입을 요구하며 14일 도청 서관 옥상을 점거했다가 19일 결국 경찰에 의해 해산됐다.

경찰은 점거 농성을 벌인 임모(31) 씨 등 노조원 12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이다.

▽‘팽팽한 노사’… 해결 기미 안개 속=노조는 경찰의 강제 진압 후 “사측이 실질 사용주로서 책임을 인정하고 노조원 전원을 복직시킬 때까지 싸움을 멈추지 않겠다”고 밝혔다.

민노당 충북도당도 20일 “정우택 지사가 노동자들과의 대화를 외면하고 경찰력을 동원해 강제 진압한 것은 지사 후보 시절 하이닉스 사태를 원만히 해결하겠다던 약속을 어긴 것”이라며 “하이닉스 노동자들의 생존권 확보를 위해 강도 높은 투쟁을 벌이겠다”고 선언했다.

결국 경찰의 강제 진압이 노조의 강경투쟁으로 이어져 사태가 더욱 악화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사측도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기존에 제시했던 위로금 지급과 협력회사의 고용 알선 등은 유효하지만 노조와의 직접 대화는 사용자가 아니기 때문에 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충북도의 입장은 난처하다.

경찰로부터 점거 농성 가능성이 높으니 주의하라는 연락을 수차례 받았지만 안이하게 대처해 점거 빌미를 제공한 데다 조정자 역할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도는 농성자들의 지사 면담 요구를 ‘선 농성 해제, 후 면담’을 내세우며 응하지 않았다.

장기우 기자 straw8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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