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고법 형사5부(부장판사 조희대)는 20일 이 사건 항소심 5차 공판에서 “이재용 씨는 미국에 있었고 다른 남매들은 나이가 더 어린데 실권주 인수를 결정할 수 있었겠는가”라고 심문했다.
허 씨는 이에 대해 “기존 주주들이 CB를 인수하지 않으면 자금 조달에 실패할까 봐 실무진이 걱정하던 가운데 당시 그룹 비서실 김석 이사가 이 사실을 알고 이재용 씨 등에게 인수하라고 이야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허 씨의 진술은 삼성 에버랜드 CB 변칙 증여 사건과 관련한 주요 인물들의 주장과 엇갈린다.
검찰은 지난 공판에서 CB 실권 과정에서 허 씨 등의 공모를 밝힐 수 있는 정황으로 김 이사와 당시 비서실 재무팀장을 지냈던 유석렬 삼성카드 사장의 진술을 간접증거로 제출했다.
당시 김 이사는 검찰 조사 과정에서 ‘이재용 상무가 CB를 인수한 것은 비서실과 무관하며 이 상무가 우연히 알게 돼 CB를 인수했다’고 진술한 반면 유 사장은 ‘이 상무에게 CB가 배정됐는지 비서실은 알지도 못했다. 절차상의 문제였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 공판은 다음 달 2일 오후 3시에 열린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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