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발언진의 수차례 해명했는데…”

대법원은 21일 검찰과 대한변호사협회의 반발에 똑같이 ‘유감’을 표시했으나, 대응 강도는 달랐다.

대법원이 이날 내놓은 공식 입장은 ‘대한변협의 성명에 대하여’였다. 대법원은 이를 통해 “사법부의 신뢰 회복을 강조한 대법원장의 진의를 수차례 해명했는데도 변협이 (이 대법원장 사퇴를 촉구하는) 성명을 낸 것을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면 정상명 검찰총장의 유감 표명에 대해선 언급을 아예 피했다. 검찰에 대해서는 ‘법원행정처 간부들의 논의 결과’라는 형식을 빌려 “국가기관으로서 검찰의 기능과 역할을 존중함은 다름이 없다. 잘못된 재판 관행을 되돌아보는 과정에서 잘못 전달되거나 오해될 표현이 있었다면 유감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

판사들 사이에서는 이 대법원장을 옹호하는 의견이 많았으나 일부 판사는 적절치 못한 언행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서울고법의 한 판사는 “이 대법원장이 다소 원색적인 표현을 썼을망정 아무리 눈 씻고 봐도 틀린 부분을 발견할 수 없다”며 “적당히 타협하지 말고 정면 돌파해야 한다”고 말했다.

법원 내부 통신망에는 이 대법원장의 발언에 동의하는 글들이 많았다.

그러나 서울고법의 또 다른 판사는 “이 대법원장이 ‘판사들이 아무 생각 없이 영장을 발부하는 것 같다’고 폄훼했는데, 판사들의 가슴을 멍들게 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그는 “내용과 목적이 옳더라도 적절한 자리에서 형식을 갖춰 전달되지 않는다면 사회 모든 구성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