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공무원단체인 전공노 사무실을 22일 오후 3시까지 폐쇄하라는 행정자치부의 지시에 따른 것이다.
전공노와 상급단체인 민주노총, 시민사회단체 등은 행정대집행에 맞서 몸싸움을 벌이며 저항했으며 사무실 점거 농성도 속출했다. 경찰은 이날 행정대집행을 방해한 전공노 조합원과 대학생 등 52명을 공무집행 방해혐의로 현장에서 연행했다.
하지만 정부 지침에 따르지 않을 경우 지방교부세 삭감 같은 불이익을 주겠다는 행자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상당수 지자체는 전공노 측과의 물리적 충돌을 우려해 행정대집행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이 때문에 사무실 폐쇄를 둘러싼 갈등은 장기화될 조짐이다.
행자부는 전공노 사무실 폐쇄를 조기에 마무리하기 위해 다음 주에 재정경제부 산업자원부 농림부 등 관계부처 회의를 소집해 행정대집행 지시에 따르지 않은 지자체에 대한 범정부 차원의 제재 방안을 논의할 방침이다.
이날 행정대집행으로 강제폐쇄되거나 자진폐쇄한 사무실은 오후 9시 현재 서울 광주 울산 경북 제주 등 94곳. 이미 폐쇄된 경기도청 등 12곳까지 합치면 전체 전공노 사무실 162곳 중에서 폐쇄된 곳은 모두 106곳으로 늘어났다.
서울 지역에서는 구로구가 이날 오전 6시 10분 전공노 사무실을 폐쇄한 것을 시작으로 18개 사무실에 대한 폐쇄를 모두 끝마쳤다. 성북·성동·중구 등은 자진폐쇄했다.
부산은 전공노 측이 복도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소화기를 뿌리며 저항하는 바람에 어려움을 겪다가 옆 사무실의 임시 벽면을 철거한 뒤 전공노 사무실을 장악했다.
광주 서·광산구와 전남 일부 시군에서는 연좌시위와 천막농성이 이어지고 있다. 전북 전주시는 노조가 25일 자진 철거를 약속해 강제폐쇄를 유보했다.
행자부 관계자는 “합법적인 노조 설립의 길이 열려 있는데도 전공노가 이를 거부하고 을지연습 폐지를 요구하는 등 문제를 일으키고 있어 불법 해소 차원에서 사무실 강제 폐쇄 조치를 단행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권승복 전공노 위원장은 “정당한 노조활동을 하고 있는데도 정부가 노조설립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만으로 강제로 사무실을 폐쇄하려 하고 있다”며 “앞으로 민주노총 등 시민사회단체와 연대해 계속 투쟁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변호사, 노무사, 법학자 등 법률 전문가 204명은 이날 오전 서울 정부중앙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행자부는 전공노 사무실 폐쇄 지침을 철회하고 노조 탄압을 중단하라”고 주장했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포천=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부산=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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