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理知논술]초등생 논술 클리닉

  • 입력 2006년 9월 26일 03시 07분


■논제

윤정이는 숙제를 하기 위해서 인터넷 상의 개인 블로그와 홈페이지 등에서 자료를 수집한 뒤 약간의 편집만 해서 학급 홈페이지에 올렸습니다. 윤정이의 행동에서 문제가 되는 점을 찾아 이유를 밝히고, 정보를 활용할 때의 바람직한 태도를 400자 내외로 쓰세요.

[도덕 6학년 5단원 ‘함께 지키자’ / 실과 6학년 7-2 ‘전자 우편과 정보 나누기’]

■논제 분석

이번 논제는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고 있어 간과하기 쉬운 문제 상황을 인식하고 이에 대한 대안을 찾는 능력을 알아보는 데 초점이 있다.

논제에서 윤정이의 행동은 누구나 한 번쯤은 겪어 봤을 만한 일이고 그렇기 때문에 그 ‘잘못’에 대해 사람들은 특별하게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특히 인터넷과 같은 사이버 공간에서는 다른 사람의 파일을 몰래 훔쳐보거나 사용해도 원본을 손상시키지 않기 때문에, 위반하는 사람은 실제로 훔친 게 없다고 생각하고, 심지어 피해자마저도 도난당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정보 사회’라고 말할 정도로 ‘정보’를 핵심적인 자원으로 여긴다. 눈에 보이는 것만이 재산이 아니라 개인의 지식을 담은 결과물도 경제적인 가치를 지닌 재산이며, 때로는 눈에 보이는 재산보다 더 큰 가치를 지니기도 한다.

따라서 논제에 나타난 상황이 문제가 된다는 사실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보 사회는 ‘정보’를 만들어 내고, 사용하고, 유통하는 일이 핵심인 사회다. 쉽게 구할 수 있다고 해서 누구나 다른 사람의 자료를 훔쳐 쓴다면, 사람들은 더는 창작 활동을 하지 않게 될 것이고 나아가 사회와 전체에 큰 손실을 가져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숙제는 자신의 공부를 위해서 하는 것인데, 다른 사람의 생각을 마치 내 생각인 것처럼 꾸며 낸다면, 본인의 실력은 발전하지 못할 것이다.

정보를 단순히 사용만 하던 시대는 지나갔다. 현재와 다가올 미래 시대는 수많은 정보를 잘 활용하여 새로운 문화를 창조해 내는 사람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므로 ‘정보 사회’에서는 정보의 바다에 빠져 버려서 옥석을 가리지 못하거나, 정보를 왜곡해서 사용하는 현상을 경계해야 한다. 그렇다면 정보를 사용하고 이용할 때에는 ‘정보통신윤리’와 같은 합당한 절차와 규칙을 따라야 하며, 이것이 바로 미래 시민의 자질이 될 것이다.

핵심 교과 연계 분석
교과목학년연계 단원논제와의 연계 요소
사회6-22. 함께 살아가는 사회·인터넷으로 하나가 된 지구촌
도덕65. 함께 지키자·인터넷 예절
실과67. 전자우편과 정보 나누기·정보통신예절

■핵심 키워드

□ 저작권

문학이나 예술, 학술적인 작품을 창작한 사람의 지적재산권을 인정해 주어서 작품이 함부로 복제되거나 사용되는 것으로부터 보호를 해 주는 제도이다. 저작권은 특허와는 달리, 따로 등록하지 않더라도 작품을 창작함과 동시에 생긴다. 따라서 다른 사람이 허락 없이 이용하면, 그 이용을 금지하거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자신의 노력으로 생산한 결과에 대해서 그만한 대가를 받도록 해 줄 때 사람들은 창작 활동에 전념할 수 있을 것이고, 이는 결국 문화를 발전시키는 힘이 될 수 있다.

□ 정보통신 윤리

컴퓨터와 같은 정보통신기기가 급속도로 발달하고 보급되는 ‘정보 사회’의 특성 때문에 예전에는 없었던 새로운 문제들이 생겨났다. 정보통신윤리란, 이런 도덕적이지 못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규칙들로 옳고 그름, 좋고 나쁨 등을 올바르게 판단하는 데 필요한 기준이다. 사이버 공간에서는 ‘잘못을 해도 숨을 수 있다’는 식의 생각을 버리고 책임감 있는 태도를 지니기를 요구한다. 다시 말해서 정보통신윤리는 건전한 정보와 네티켓, 실명 사용과 지적재산권 보호 등과 같이 건전한 누리꾼(네티즌) 문화를 만들기 위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다.

■예상문제

흔히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고 합니다. ‘모방’의 장점과 단점을 비교해 보고, 창조적으로 모방을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 보세요.

장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단점: 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_

창조적으로 모방을 이용하려면?

■학생글

박우빈·경기 의정부시 장암초등학교 5학년

많은 초등학생이 인터넷을 이용하여 숙제를 하고 있다. 인터넷에는 여러 가지 자료가 많을 뿐만 아니라, 자기 마음대로 편집할 수 있고 또 여러 가지 정보를 활용할 수 있다. 그런데 요즘은 윤정이와 같은 학생들처럼, 정보를 그냥 가져오는 경우가 빈번하다. 그러면 인터넷을 어떻게 사용해야 바른 것일까.

인터넷의 내용을 베끼는 것이 아닌 참조를 해야 한다. 인터넷은 정보가 풍부하고 숙제에 도움 되는 것이 많다. 하지만 윤정이 같은 아이들은 정보를 수집해 참조가 아닌 모방을 하고 있다. 숙제는 숙제를 자기 것으로 만들며 ‘아는 기쁨’을 느끼는 것이지만 그대로 베끼는 태도에서는 그것을 느낄 수 없다. 그러므로 숙제를 할 때에는 인터넷을 ‘모방’이 아닌 ‘활용’ 해야만 한다.

인터넷이 발전하고 또 정보도 풍부하게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윤정이와 같은 태도는 사라져야 한다. 인터넷은 숙제 해답지가 아닌, 참고서가 되어야만 한다. 인터넷 정보 활용은 ‘베끼기’가 아닌 ‘참고하기’로 바뀌어야 한다.

장지수·경북 경주시 동천초등학교 6학년

인터넷은 매우 유용한 기능이지만, 잘못 쓰면 해가 되기도 한다. 윤정이의 이야기 역시 잘못 사용한 경험 중의 하나가 되겠다. 왜냐하면, 윤정이가 자기 자신의 힘으로 숙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터넷 자료는 참고용으로 사용해야 하지, 그 이상의 목적을 바라서는 안 된다. 만일 그러한 허튼 행동을 하면 끝내 모든 것을 타인에게 의지하려는 사람이 되고 만다.

책과 신문처럼 다른 매체를 사용할 생각을 스스로 못하고 꼭 남의 도움을 받아야 일을 처리하게 되는 것이다. 살아가는 데 있어 어려운 일이 닥치는 경우가 종종 있고, 그러한 만큼 올바른 대처법도 익혀야 함에도 불구하고 버릇처럼 사용해 오던 편리한 인터넷 기능이 이를 못하도록 막는다.

또한 훗날은 기술과 독창성이 요구되는 시대로 만일 자기 일하나 처리 못하는 아이들이 어른이 된다면, 필요 없는 사회인으로 쫓겨날 것이다. 지금의 올바른 대처로 행복한 미래를 만들자.

■ 총평

논술을 잘하기 위해서는 문제를 발견해 파악한 뒤 해결 방법을 찾고 문제와 연관된 다양한 요인들을 통합하여 정리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대부분의 학생이 올린 글을 보면 문제를 발견하는 능력은 뛰어났지만 문제 해결에 있어서는 고민한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대신 문제 상황을 다시 한번 강조하거나, 단순한 결론으로 마무리 지어 문제 상황에 대한 적극적 문제 해결이라는 논술의 기본 취지를 살리지 못했다. 또한 인터넷을 활용해 정보를 수집하는 윤정이의 문제 행동에서 나아가 인터넷 사용 예절에 관한 내용으로까지 논의를 확대시킨 글들이 눈에 띄게 많았다. 박우빈 학생의 글은 인터넷의 효용과 폐해를 시작으로 본론, 결론에 이르기까지 짜임새 있는 구성을 취하고 있다. 특히 숙제의 의미를 설명하는 부분에 있어 인터넷 정보를 활용하는 바람직한 태도를 ‘모방’이 아닌 ‘활용’ 이라는 낱말로 압축하여 잘 표현했다. 정보를 가공하여 재생산해 내는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함을 간결한 표현을 통해 효과적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하겠다. 그러나 결론 부분에서 앞서 말한 문제점을 단순히 반복 정리함으로써 대안 없이 문제를 마무리하고 있는 점은 재고해야 한다. 또한 논제에서 요구한 글의 분량을 지키지 않고 과도하게 글자 수를 초과하고 있는 점 역시 수정되어야 한다. 논술문을 작성하는 데 있어 논제를 잘 살펴 요구 사항을 지키는 것은 내용을 잘 쓰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기본 요소이다.

장지수 학생의 글은 인터넷을 활용함에 있어 단순하게 자료를 모방하는 것은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태도를 기를 수 있음을 경계해 타인에게 의지하지 않는 자주적인 사람이 되어야 함을 강조하여 다른 학생의 글과 차별화된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인터넷이 아닌 책과 신문에서 자료를 찾는 것만이 문제를 해결하는 바람직한 태도인 것처럼 표현한 점이다. 책과 신문에서 자료를 취하는 것과 인터넷의 블로그나 홈페이지에서 자료를 취하는 것의 차이를 언급했다면 인터넷에 대해 수단 그 자체가 아닌 활용이라는 방법적인 측면에서 문제점을 지적할 수 있었을 것이다. 또 결론에서 ‘지금의 올바른 대처로 행복한 미래를 만들자’라고 마무리하고 있는데 이는 지나친 비약이다.

김경아 고려독서논술연구소 선임연구원

■이 사이트로 보내세요

아래에 있는 ‘다음 논제, 써서 보내요’에 대한 글을 다음 주 월요일까지 보내 주세요. 글 가운데 일부를 선정해 첨삭지도를 해 드립니다.

글 보내실 곳: www.easynonsul.com → 초등논술 → 논술클리닉(www.easynonsul.com/Primary/Clinic/)

■다음논제 써서 보내요

사람들은 종종 중요한 일을 앞두고 머리를 감지 않는다거나, 손톱을 깎지 않는 등의 행동을 하면서 나름의 ‘징크스’를 피하려고 합니다. 또한 잘 풀리지 않는 일에는 ‘머피의 법칙’을, 생각 밖으로 잘 풀리는 일에는 ‘샐리의 법칙’ 등을 이야기하며 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우연한 일들을 합리화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행동이나 생각의 원인을 생각해 보고, 어떻게 극복할 수 있을지 400자 내외로 써 보세요.

[4학년 1학기 도덕 2. ‘내 힘으로’ / 5학년 2학기 사회 3. ‘우리 겨레의 생활 문화’]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