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권독립 주장, 황운하 경찰서장 또 전보조치

  • 입력 2006년 9월 26일 03시 08분


검경 수사권 조정 문제에서 경찰 측 입장을 강하게 대변해 온 황운하(44·경찰대 1기·사진) 대전서부경찰서장이 25일 경찰종합학교 총무과장으로 전보 조치됐다. 올 3월까지 경찰청 수사구조개혁팀장을 맡았던 황 서장은 서장 부임 6개월 만에 또다시 인사 조치됐다.

이날 경찰청 관계자는 “김정식 충남경찰청장이 이택순 경찰청장에게 황 서장에 대한 인사 조치를 건의해 전보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황 서장은 대전서부서장 부임 이후 구속 전 피의자를 검찰청사에 인치하라는 대전지검의 요구를 “법에 근거하지 않은 지휘”라며 잇따라 거부해 검찰과 마찰을 빚어왔다.

그는 또 이용훈 대법원장의 검찰 비판에 동조하며 23일 경찰 내부통신망에 “검찰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함께 갖고 있는 한 공익의 대변자가 될 수 없다. 경찰이 독자적인 수사권을 갖고 검찰은 기소에 주력해야 한다”는 내용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황 서장은 본보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약소국의 대통령에게 ‘왜 강대국에 떳떳하지 못하느냐’고 말할 수 없고, 힘없는 부모에게 ‘왜 능력이 없느냐’고 원망할 수 없는 것”이라며 자신의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