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황량했던 군부대 터 10년 만에 자연 상태로 변신

  • 입력 2006년 9월 26일 06시 50분


해마다 1000만 명이 오르는 ‘광주의 상징’ 무등산 정상 일대가 생태복원사업의 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10년 전 시작된 복원이 성공을 거두면서 환경 분야 공무원과 환경단체 회원들이 벤치마킹을 위해 찾는 환경시범지역으로 바뀐 것이다.

▽군 주둔지에서 자연으로=광주 동구 용연동 무등산 중봉 일대는 요즘 주말과 휴일이면 청명한 가을 하늘을 배경으로 일렁거리는 억새의 은빛 물결을 즐기려는 산행 인파가 넘쳐난다.

광주 사람들은 잘 알고 있지만 외지인들은 등산로 입구에 설치된 안내판을 보고서야 이곳이 얼마 전까지 민간인이 갈 수 없는 군부대 주둔 지역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곳에는 1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공군 부대의 콘크리트 막사와 연병장 등 군 시설이 자리 잡고 있었다.

‘무등산을 시민의 품으로 되돌리자’는 여론을 업고 이곳에 생태복원사업이 시작된 것은 1996년.

1999년까지 진행된 이 공사는 남광건설㈜이 시공을 맡아 부대 이전 후 황폐화된 1만2500여 평에 잡초와 억새 싸리 철쭉 야생화 등을 심고 등산객을 위한 목재 탐방로도 깔았다.

김대기 사장은 “주변 생태계와 조화를 이루고 평지화된 땅에 흙을 쌓아 등고선을 원형 그대로 살리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다.

▽환경교육 시범교육장으로=성공적인 생태복원은 시민들의 열망을 결집한 무등산보호단체 및 학계 전문가 등의 분위기 조성과 시 당국의 확고한 정책 의지가 뒷받침돼 이뤄졌다.

이들은 무등산에 가장 적합한 나무를 선택해 어색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원형에 접근하도록 고증자료를 뒤지고 검증하는 작업을 거듭했다.

또 현장 작업이 끝난 후에도 매년 전문교수와 함께 모니터링을 계속해 이제는 전국의 환경단체 회원과 공무원 학계 전문가 등의 발길이 이어지는 시범교육장으로 자리 매김했다.

이 사업은 최근 농림부, 산림청 및 한국산지보전협회가 공동 주관하는 ‘제2회 전국 우수 산림생태 복원지 선정대회’에서 영예의 대상을 차지했다.

광주시 임희진 공원녹지과장은 “무등산 자락인 증심사 일대 상가 및 주택 91동을 철거한 뒤 ‘자연수림대 군락’을 조성하고, 늦재에서 바람재를 거쳐 토끼등에 이르는 일주도로 주변 훼손지와 서석대 입석대 주변에 대해서도 생태복원사업을 벌이겠다”고 말했다.

김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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