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진(52) 씨는 "24일 오전 부친이 묻혀있는 현충원을 찾았다가 아버지 묘소 위에서 목이 잘린 생닭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25일 밝혔다.
이 씨의 아버지는 광복군 장교로 활동한 고 이재현(1917~1997) 선생.
이 씨는 "이 사건이 내가 현충원 근린공원화에 반대했던 일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동작구는 2005년 1월부터 올해 9월까지 현충원 외곽의 담장을 허물고 새로 출입구 3곳을 만들었다.
이 씨는 "출입구를 내면서 현충원을 둘러싼 수십 그루의 고목들이 잘려져 나갔고 일부 주민들이 현충원 안에서 고기를 구워먹는 등 몰지각한 행동을 해 현충원 공원화 문제를 지적했다"고 말했다.
그는 올 봄부터 현충원, 국방부, 청와대 등에 민원을 내고 현충원 공원화 정책을 철회할 것을 요청했다.
현충원 측은 민원이 끊이지 않자 올 4월부터 '현충원 지킴이'를 조직해 이용객들의 무질서 행위를 단속했지만 주민들은 "반바지를 입고 조깅도 할 수 없느냐"는 역(逆)민원을 냈다.
이 씨는 "순국선열과 애국지사를 모신 곳을 근린공원화하는 것 자체가 말이 되지 않는다"며 "동작구 등을 상대로 헌법소원을 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설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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