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오전 이화여대 국제교육관 LG컨벤션홀에서 전국인문대학장단과 학술진흥재단이 주최하는 ‘인문주간’(25∼30일) 개막식이 열렸다.
이날 기조연설을 맡은 이어령 이화여대 명예교수는 인문학의 위기를 전염병에 비교하며 “인문학이 우선순위에서 밀려나면 나라 전체가 역병에 감염되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세계 대학들이 변화의 핵심을 인문학에서 찾고 있는데, 한국 202개 전국 종합대 총장 가운데 인문계 출신은 한 명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이배용 총장 역시 “인문학 위기를 타계하기 위해서는 인문학 연구 성과의 사회적 환원과 인문학의 대중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번 행사 중 열리는 학술제에서도 ‘학과 중심주의에서 벗어나 학문적 연계를 활성화해야 한다’(박성창 서울대 교수), ‘복잡한 사회 문제를 유연하게 해결하는 인문학적 실용성을 강조해야 한다’(임상우 서강대 교수) 등의 진단과 처방이 이어질 예정이다.
한편 이날 개막식에서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 등 전국 93개 대학의 인문대학장들은 ‘오늘의 인문학을 위한 우리의 제언’이란 성명서를 통해 인문학진흥기금과 인문한국위원회 설치 등 인문학 활성 방안을 제안했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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