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불법개조 눈감아주고 웃돈… 차량검사업체 18곳 적발

  • 입력 2006년 9월 27일 09시 28분


전남경찰청 광역수사대는 26일 “불법 개조 사실을 묵인하는 등 차량 정기검사를 둘러싼 정비공장들의 불법 관행에 대한 수사를 벌여 광주 지역 정기검사 지정업체 67곳 가운데 18곳을 적발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날 정비공장 업주 18명, 검사원 23명, 교통안전공단 직원 2명과 이들에게 검사를 의뢰한 차주 83명 등 모두 126명을 자동차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이 밝혀낸 불법행위는 크게 두 부류.

우선, 아예 정비공장에 가지도 않은 불법 구조 변경 차량의 자동차등록증에 ‘검사필’ 도장을 찍어 주는 수법(속칭 ‘다찌검사’).

또 불법 개조 사실을 눈감아주는 대가로 검사 때마다 통상 검사비용(2만∼2만5000원)보다 훨씬 많은 10만∼30만 원의 속칭 ‘도장값’을 챙기는 수법이다.

A공업사의 경우 2004년부터 최근까지 100여 차례에 걸친 ‘불법검사’를 통해 1000만 원 이상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에 적발된 차주들은 대부분 활어 전용 운반 트럭 소유자로 차량 적재용량을 불법으로 늘린 뒤 돈을 주고 정기검사를 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차주는 경찰의 출석요구를 받고 마치 적법하게 구조 변경을 받은 것으로 위장하기 위해 구조변경승인신청서 및 작업완료증명서를 미리 제출해 승인받은 것처럼 공문서를 위조한 사실도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경찰은 이 과정에서 한 건에 70만∼80만 원을 받고 교통안전공에서 위조서류를 통과되도록 해 준 전문 브로커 조직이 개입했다는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칠원 대장은 “금품 수수 관행도 문제지만 검사를 받지 않은 대형 트럭 등이 ‘정상차량’으로 둔갑해 도로를 질주하는 것은 흉기를 방치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검사 수행 정비공장을 지정하는 과정에서의 공무원 수뢰 등에 대해서도 수사를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김 권 기자 goqud@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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