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에 휘청거리는 노후… 60세이상 파산신청 늘어

  • 입력 2006년 10월 2일 03시 02분


빚더미에 빠진 개인을 구제하는 제도의 하나인 ‘개인파산’을 법원에 신청하는 사람 가운데 60세 이상의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부(수석부장판사 이진성)가 1일 내놓은 ‘개인파산·개인회생제도 운영실태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04년 전체 개인파산 신청자의 6.3%였던 60세 이상 파산 신청비율은 지난해 9.7%를 기록했고 올해에는 8월까지 전체의 11.5%로 늘었다.

법원 측은 “개인파산의 원인 중 ‘병원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2004년 1.3%, 지난해 3.2%, 올해 들어 8월까지 6.8%로 매년 배 이상 늘어나 고령 인구의 파산 신청 비율 증가와 비슷한 추세를 보였다”고 밝혔다. 질병에 걸려 의료비 부담이 늘면서 노후 생활 자체가 파산하는 사례가 늘어난 것.

반면 20대(20∼29세)의 개인파산 신청 비율은 2004년 12.8%에서 지난해 8.5%로 줄어들었고, 올해 들어 8월까지 4.9%를 기록해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였다.

전체 개인파산 신청 건수는 지난해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1∼8월에 개인파산 신청은 2만7269건으로 이미 지난해 한 해 동안의 개인파산 신청 건수(1만7772건)보다 53%나 늘었다. 이 추세라면 올해 말까지 개인파산 접수 건수가 4만4000여 건에 이르러 지난해의 2.5배 수준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개인파산 신청자 중 ‘배우자 때문에 빚을 졌다’고 밝힌 비율이 64.9%에 달했고 이 가운데 44.8%는 ‘빚의 절반 이상이 배우자 때문에 생겼다’고 대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개인회생 사건은 올해 1∼8월 4910건이 접수돼 지난해 같은 기간의 5007건보다 2% 줄었다. 법원의 면책결정으로 한꺼번에 채무 부담에서 벗어나는 개인파산을 채무자들이 선호한 데 따른 것.

남녀별로는 개인회생사건에서 남성(60.3%)이, 개인파산에서는 여성(54.4%)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았다.

법원 관계자는 “상대적으로 경제활동 인구가 많은 남성들이 파산 시 신용추락 등의 부작용을 우려해 빚 면책을 받는 파산보다 빚을 5년간 갚아가는 회생 절차를 많이 이용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학력이 높을수록 개인회생 채무자가, 낮을수록 개인파산 채무자가 많았다. 채무액은 개인회생(74.7%) 및 개인파산(76.3%) 모두 ‘1억 원 미만’의 비율이 가장 높았다.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2006년 고령자 통계

전체 인구 중 65세 이상 노인 비율이 9.5%에 이르면서 10%에 육박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추세라면 한국은 노인 인구(65세 이상 기준) 비율이 2018년에는 14.3%로 ‘고령사회’, 2026년에는 20.8%로 ‘초(超)고령사회’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유엔은 65세 이상 인구 비율이 7% 이상 14% 미만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 20% 미만이면 고령사회, 20% 이상이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한다.

통계청은 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06년 고령자 통계’를 발표했다.

○ 10년 전보다 3.4%포인트 늘어

올해 7월 현재 전체 인구 4849만7000여 명 중 65세 이상 노인은 459만7000여 명으로 9.5%를 차지했다.

전체 남성 가운데 65세 이상은 7.6%였지만 여성 중 65세 이상은 11.4%로 여성 노인 인구 비중이 높았다. 100세 이상 노인도 여성이 857명인 데 비해 남성은 104명에 그쳤다.

노인들은 갈수록 도시보다는 농촌에 더 많이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농촌지역 65세 이상 인구 비율은 18.6%였지만 도시 노인 비율은 이의 절반도 안 되는 7.2%였다.

기초행정구역인 시군구별로는 전북 임실군의 노인 인구 비율이 33.8%로 가장 높았고 공업도시인 울산 동구는 3.6%로 가장 낮았다.

○ “가장 큰 고민 경제문제” 44.6%

지난해 말 현재 65세 이상 노인 부부 가구는 월평균 116만 원의 소득으로 생계를 꾸려 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비(非)노인 가구 월평균 소득(300만 원)의 38.7%에 그치는 것이다.

통계청의 설문 결과 노인들이 느끼는 가장 큰 어려움은 ‘경제적 어려움’(44.6%)으로 최근까지 부동의 1위였던 ‘건강 문제’(30.1%)를 제쳤다.

노인 부부는 월평균 102만 원을 쓰는데 이 중 식료품비 지출이 30.7%로 가장 많았다. 주거광열비(12.8%) 의료비(12.6%) 등이 뒤를 이었다.

이승헌 기자 dd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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