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대(문학, 사학, 철학 등)를 다니다 경영대나 법과대 등 인기학과로 ‘전과(轉科)’를 하는 학생이 해마다 늘어나고 있는 것.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영주 열린우리당 의원이 교육인적자원부가 제출한 ‘전국 대학의 전과생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 서울대의 경우 인문대에서 다른 단과대로 과를 옮긴 학생이 2003학년도는 43명이었지만 2004학년도 51명, 2005학년도 52명, 2006년도 59명으로 해마다 그 수가 늘었다. 2006학년도의 경우 2학년을 마치고 전과 요건을 채운 인문대생 260여 명 가운데 22.7%가 전공을 바꿨다.
이런 인문대 탈출 현상은 연세대 등 수도권 주요 사립대 역시 마찬가지다. 연세대는 2003학년도 22명, 2004학년도 34명, 2005학년도 37명, 2006학년도 42명의 문과대생이 과를 옮겼다. 2006학년도의 경우 461명 정원인 문과대생의 10%에 가까운 학생이 전과한 셈이다.
이화여대의 경우 2003학년도 51명, 2004학년도 70명, 2005학년도 70명, 2006학년도 61명의 인문과학대 학생들이 과를 옮긴 것으로 나타났다. 고려대 서강대는 전과를 허용하고 있지 않다.
서울대 인문대에서 올해 경영대로 전과한 K(21·여) 씨는 “사실 인문학은 정말로 좋아하지 않는 이상 졸업 후 무엇을 할지 고민부터 하는 게 현실”이라며 “사회에 나가서 무언가 일을 하려면 인문학보다는 경영학이나 법학이 더 실용적이지 않느냐”고 말했다.
올해 서울대 전과 현황에 따르면 인기학과인 법학과의 경우 전출자는 한 명도 없었지만 법학과로 옮기겠다는 지원자는 57명에 이르렀고 이 가운데 41명이 과를 옮겼다. 경영학과 역시 25명이 지원해 19명이 전과했고 경제학부는 27명이 지원해 20명이 전과했다.
최근 4년간 주요 대학의 인문대 학생의 타 단과대 전과 현황 (단위: 명) | ||||
2003학년도 | 2004학년도 | 2005학년도 | 2006학년도 | |
서울대 | 43 | 51 | 52 | 59 |
연세대 | 22 | 34 | 37 | 42 |
이화여대 | 51 | 70 | 70 | 61 |
한양대 | 49 | 48 | 66 | 42 |
중앙대 | 89 | 108 | 117 | 137 |
자료: 교육인적자원부 |
길진균 기자 leon@donga.com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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