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실을 조롱거리로 전락시켜…" 황위 승계식 논란

  • 입력 2006년 10월 2일 18시 44분


대한제국황족회가 제30대 황위 계승자로 추대한 의친왕의 둘째 딸 이해원 옹주가 서울 중구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치러진 황위 승계식에서 용상에 앉아 있다. [연합]
대한제국황족회가 제30대 황위 계승자로 추대한 의친왕의 둘째 딸 이해원 옹주가 서울 중구 밀레니엄서울힐튼호텔에서 치러진 황위 승계식에서 용상에 앉아 있다. [연합]
지난달 29일 열렸던 이해원(88·여) 황손의 대한제국 30대 황위 승계식을 두고 '우리황실사랑회' '대한황실재건회' '전주 이씨 대동종약원' 등 황실 관련 3개 단체가 반대하고 나섰다.

황위 승계식 직후 인터넷 포털 사이트인 '다음'에 개설된 인터넷 카페 '우리황실사랑회'에는 대관식이 거행된 뒤 '황실은 국민에게 더 멀어졌다','멋대로 진행한 대관식이라니 어이가 없다'는 글이 줄을 이었다.

우리황실사랑회는 2001년 대한황실의 상징적 복원을 희망하는 이들이 만든 모임. 항의 글이 빗발치자 우리황실사랑회는 지난달 30일 공식 성명을 내고 "29일에 열린 대관식은 '황족회'라는 정체불명의 단체가 이해원 황손을 감언이설로 유혹해 황족의 여론 없이 진행한 것"이라며 "정체불명의 '대한제국황족회'는 황실을 조롱거리로 전락시킨 책임을 지고 조직을 해체하라"고 주장했다.

대한황실재건회도 "대한제국황족회는 황족 전체의 입장을 통합하지 않고 이해원 황손의 추대를 강행했다"며 "황족의 분열을 조장하는 특정 인물 중심의 황실운동은 지양해야할 것"이라고 밝혔다.

운영자 이종엽(32) 씨는 "지난해 7월 이원 황사손을 황위 승계자로 추대한 것에 반대하는 세력이 주축이 돼 대한제국황족회를 만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전주 이씨 대동종약원도 2일 성명을 통해 이원 황사손에게 적통이 넘어간 상황에서 이해원 황손을 다시 추대한 대한제국황족회를 비판했다.

이에 대해 대한제국황족회의 이성주 대변인은 "이번 대관식은 어지러운 황손 질서를 바로잡고자 하는 이해원 황손의 의사에 진행된 것일 뿐"이라며 "황위 계승은 당호를 받은 황손의 동의만 있다면 대동종약원 등 다른 단체의 의견은 구하지 않아도 괜찮다"고 반박했다.

이설기자 sno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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