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대교 29중 추돌사고는 안전거리 미확보 및 과속때문

  • 입력 2006년 10월 4일 17시 48분


서해대교 29중 추돌사고를 수사 중인 경찰은 일단 안전거리 미확보 및 과속으로 인한 연쇄충돌 사고로 추정하고 정확한 사고원인을 조사 중이다.

사고 당시 서해대교의 가시거리는 짙은 안개로 인해 10여 m 안팎이었는데 차량들은 고속도로 안전거리 100m를 준수하지 않은 채 과속으로 달리다 사고를 냈다는 것이 경찰의 판단이다.

그러나 교통전문가들은 "가시거리가 10m로 떨어지면 시속 50km로 달려도 방어운전이 불가능하다"고 지적하고 있어 경찰과 운전자들 간에 책임소재를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질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경찰은 4일 "운전자들을 상대로 한 조사에서 사고당시 시속 50~70km까지 달렸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당시 운전자 대부분은 안개등과 비상등을 켰지만, 안전거리와 제한속도를 지키지 않아 사고가 커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첫 추돌사고를 낸 25t 화물트럭 운전자 이모(48) 씨는 경찰에서 "추돌당시 시속 50~60km로 달리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서해대교 제한속도는 평상시 승용차와 승합차는 110km, 화물차 90km지만 안개가 발생했을 때는 속도를 각 각 절반으로 줄여야 한다.

경찰은 운전자들의 진술과 사고 차량의 파손부위를 정밀 조사해 운전자 각각의 추돌사고 책임 여부를 밝혀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추돌사고의 원인제공 차량이 명확히 가려지지 않으면 앞뒤 차량 모두에게 공동책임을 물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사고차량이 대부분 불탄 데다 운전자 4명이 숨지고, 운전자들이 "심한 과속을 하지는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어 책임소재를 밝히는 데에는 시간이 꽤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 11명 중 신원이 밝혀지지 않았던 3명은 천안 단국대병원 김기호(26) 씨, 평택 안중백병원 박영숙(46) 씨와 아들 김판근(19) 군으로 확인됐다.

평택=남경현기자 bibul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