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제 수해희생자 합동위령제

  • 입력 2006년 10월 10일 17시 37분


"위령제는 지내지만 슬픈 마음이야 한이 없지요."

10일 오전 강원 인제군 인제읍 합강리 합강정 공원에서는 지난 7월 집중호우 때 희생된 이 지역 주민들의 명복을 비는 합동위령제가 유족, 주민 등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인제군의 안녕과 화합을 기원하는 제24회 합강문화제 제례의식에 이어 열린 위령제에는 한계리와 덕적리, 가리산리 등 수마가 휩쓸고 간 마을의 사망자 18명과 실종자 11명 등 29명의 영정이 모셔졌다.

인제군 원로회가 주관한 이날 합동위령제는 군수 추도사, 원로회의 축문, 헌화의 순서로 이어졌다.

특히 아버지를 잃고 8월27일 돌을 지낸 최다별 양이 아버지 친구들의 손에 이끌려 아장걸음으로 국화를 헌화하자 다별 양의 어머니 김미경(28) 씨와 위령제 내내 눈시울만 붉힌 채 참아왔던 참석자들이 곳곳에서 일시에 흐느껴 울음바다를 이루었다.

7월 수해로 부모를 잃은 이헌종(44) 씨는 "어머니는 시신이라도 찾았지만 아직 아버지를 찾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합동분향이 끝난 뒤 육군 12사단 군악대가 연주하는 진혼곡이 장내를 더욱 숙연하게 했다.

인제=최창순기자 cscho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