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이 씨는 불량해 보이는 남학생 세 명이 혼자 귀가하는 여학생을 뒤따르는 것을 봤다. 이 씨는 일부러 큰 소리로 “학생, 물건 맡겨 놓은 거 찾아가”라면서 여학생을 문구점으로 불러들이고 여학생 부모에게 전화를 걸어 딸을 데려가도록 했다.
이 씨는 영림중 학생들의 안전을 지키는 ‘피스메이커(Peace Maker)’다.
영림중뿐만 아니라 구로초교, 도신초교, 미래초교, 신구로초교, 신영초교, 영남중, 구로고, 은일정보고 등 서울 남부교육청 관내 9개교는 올 3월부터 학교폭력예방 수호천사인 피스메이커 프로그램을 운영해 학생과 학부모들에게서 호평을 받고 있다.
학교별로 교사 1명, 학생 5명, 학부모 2명 등 모두 72명으로 구성된 피스메이커는 우선 학교 주변 위험지역 지도를 만들었다. 이들은 흡연지역은 파란색, 금품 갈취 상습지역은 빨간색, 폭력 피해 보고지역은 노란색 등 색깔별로 위험지역을 구분했다.
피스메이커들은 위험지역을 돌아다니며 학교폭력예방 캠페인을 벌였다. 이 활동에 공감한 상인 140여 명도 피스메이커를 자청했다. 이 씨도 이들 가운데 한 명이다.
영림중 3학년생 사은화(15) 양은 “피스메이커들이 활동하면서부터 학교와 집을 오가는 길이 안전해져 든든하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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