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지통]편의점 절도혐의 20대, 경찰 조사중 모친 찾아

  • 입력 2006년 10월 13일 03시 00분


20여 년간 얼굴도 모르는 어머니를 그리며 살아온 20대 청년이 경찰서에서 절도 혐의로 조사를 받다가 우연히 어머니를 찾게 됐다.

생후 1년도 안 돼 어머니와 헤어져 아버지와 살아온 이모(25) 씨는 어머니를 기억하기 위해 어머니의 이름, 나이, 고향 등을 쪽지에 적어 분신같이 지니고 다녔다. 그는 어머니를 잊지 않기 위해 자기 성에 어머니 이름을 붙여 가명으로 썼을 정도.

그러던 이 씨가 어머니의 거처를 처음 확인하게 된 곳은 경찰서. 서울 광진경찰서가 그를 특수절도 혐의로 입건해 수사를 하다 12일 오전 어머니의 인적사항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이날 경찰과 통화한 어머니 김모(46) 씨는 “아들을 만날 마음의 준비가 아직 안 됐다”고 말했다.

이 씨는 올해 8월 23일 광진구 광장동의 한 편의점에 아르바이트 직원으로 취직해 주인이 퇴근한 뒤 현금, 상품권, 담배 등 213만 원어치를 훔쳐 차를 렌트해 대기하고 있던 탈북자 박모(25) 씨와 달아나는 등 총 8차례에 걸쳐 1200만 원가량을 훔친 혐의다.

중학교 때 가출한 이 씨는 친구 소개로 박 씨를 만나 함께 범행을 저질러 오다 12일 구속됐다. 공익근무요원으로 일하던 이 씨는 2년 전 생활비를 벌기 위해 근무지에 돌아오지 않아 수배된 상태였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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