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용산경찰서는 14일 주차된 시내버스를 훔쳐 무면허 음주운전을 한 혐의(자동차 부정사용)로 미군 2사단 특공연대 소속 산체스(22) 일병을 입건했다. 주한미군은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에 따라 허가받은 차량 이외에는 운전할 수 없다.
경찰에 따르면 산체스 일병은 술에 취해 14일 오전 2시 반경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삼성여객 0013번 버스에 올라타고 1시간 동안 용산구 미8군 기지 주변과 서울역 방향으로 차를 몰고 다녔다는 것.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오전 3시 반 경 삼각지 교차로서 신호대기 중이던 버스에서 산체스 일병을 붙잡았다.
경찰 관계자는 "산체스 일병은 버스 출입문을 연 채로 버스를 몰았으며 검거 당시 술 냄새가 심하게 났다"고 밝혔다.
경찰은 "버스 몸체 여기저기에 긁힌 자국이 있지만 아직까지 버스로 인해서 피해를 봤다는 시민들의 신고전화가 없어 담벼락 등에 부딪힌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여객 측은 "보통 운전사가 귀가할 때 버스 키를 본사에 반납하지만 그날 피해차량을 몰았던 운전사가 잊어버리고 차에 꽂아둔 채 귀가한 것 같다"고 밝혔다.
경찰에 연행된 산체스 일병은 미군 관계자가 입회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진술과 알코올농도 측정 등의 검사를 거부했으며 곧바로 미군 헌병대에 넘겨졌다. 경찰은 16일 산체스 일병의 출석을 요구해 혐의를 조사할 예정이다.
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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