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신감을 느낀 정 씨는 A 씨 이름으로 5억 원 상당의 생명보험 4개에 가입했다. A 씨를 설득해 구청에 정식으로 혼인신고도 했다.
정 씨는 평소 알고 지내던 박모 씨의 선배 김모(32) 씨에게 “남편을 살해하면 보험금 1억 원을 나눠 주겠다”고 제안했다. 지난해 11월 정 씨는 아무런 사정을 모르는 남편 A 씨와 박 씨 그리고 같이 남편을 살해하기로 한 김 씨와 함께 충남 당진군으로 ‘살벌한 신혼여행’을 떠났다.
여행지에 도착한 첫날 정 씨 일당은 당초 계획대로 바닷가 앞 횟집에서 A 씨에게 술을 계속 권했고 잔뜩 취한 A 씨는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했다. A 씨를 바다에 빠뜨려 실족사로 위장하려 했던 이들은 A 씨에게 방파제 앞에서 바닷가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자고 했지만 A 씨는 춥다며 서둘러 여관으로 들어가 버렸다.
정 씨 일당은 다음 날 A 씨에게 “낚시하러 가자”며 배를 타고 외딴 섬으로 유인했다. 이들은 갯바위 위에서 낚시를 하던 A 씨의 등을 떠밀었지만 A 씨가 바닷물을 헤엄쳐 나와 두 번째 시도도 수포로 돌아갔다
이들은 여행 셋째 날 A 씨에게 근처 산으로 등산을 가자고 제안했고 정상 근처에 올랐을 때 A 씨를 낭떠러지에서 떠밀어 50m가량 굴러 떨어뜨리려 했다. 하지만 A 씨는 등산로 철제 계단을 붙잡아 목숨을 건졌고 살벌한 신혼여행의 전모가 드러나게 됐다.
서울고법 형사2부(부장판사 이재환)는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된 정 씨에게 징역 7년을, 공범 김 씨에게는 징역 5년을 선고했다고 15일 밝혔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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