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 위에는 “지난해 서울 성북구 미아리 빌라 재건축 과정에서 한국의 근대작가 이중섭(1916∼1956)의 시신을 발견했다”는 설명이 붙어 있다. 70년 역사를 가진 독일 가전제품회사 다운라이트의 한국 지사가 이 시신을 입수해 독일에서 보존 처리를 한 다음 작가의 서거 50주년을 맞아 서울대에서 처음 공개한다는 것.
미대에는 “어떻게 공개적인 장소에 미라를 전시할 수 있나” “시체유기 혐의로 경찰에 신고하겠다”는 항의전화가 빗발쳤다.
하지만 이 미라는 이 대학 미대 박재영(25·조소과 4) 씨가 만든 졸업 작품. 강화플라스틱으로 몸체를 만들어 아크릴로 색칠한 것이다.
박 씨는 “사람들이 쉽게 믿는 외국계 회사, 전문가, 전통의 권위에 비판적인 태도를 가져야 한다는 점을 말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박 씨는 “회사 이름을 영어로 ‘새빨간 거짓말’이라는 뜻의 ‘다운라이트 라이(Downright Lie)’에서 따와 관광객들에게 힌트를 줬다”고 덧붙였다.
장원재 기자 peacechao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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