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나는 공부]‘무늬만 논술’ 옥석 가려라

  • 입력 2006년 10월 17일 03시 06분


논술고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논술학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지만 좋은 학원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학생들의 수준에 맞지 않게 무리한 독서를 시키는 학원은 피하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논술고사의 중요성이 커지면서 논술학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지만 좋은 학원을 고르기가 쉽지 않다. 학생들의 수준에 맞지 않게 무리한 독서를 시키는 학원은 피하는 것이 좋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2008학년도 대학입시부터 서울대와 주요 사립대가 통합교과형 논술고사를 도입하고 반영비율도 높일 계획이라고 발표한 뒤 중고교생은 물론 초등학생까지 논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각종 논술학원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다. 기존의 논술학원들은 프랜차이즈 사업을 통해서 영역을 확장하고 있고, 대학수학능력시험과 내신 중심의 입시학원들도 논술수업을 병행하고 있다.그러나 논술전문가들은 무늬만 논술학원인 곳도 많기 때문에 학부모들이 옥석을 가리기 어렵다고 지적한다. 어떻게 하면 자녀에게 알맞는 학원을 고를 수 있을까.》

▼바람직한 논술학원▼

[1] 자기주도적 학습 가능한가

논술은 이해력, 논리력, 창의력, 표현력을 종합적으로 평가하는 시험이다. 기존의 암기 위주의 학습, 문제 풀이 위주의 교육으로는 대비할 수 없다. 학생 스스로 제시문을 읽고 분석하고 그것을 논리적으로 비판하며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의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방적 강의 위주에서 벗어나 독서토론, 시사토론, 작성된 논술문 토론 등 자기주도적 학습을 진행하는 곳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2] 영역전이형 학습 중심의 학원

논술은 한 교과의 지식을 평가하는 것이 아니라 전영역의 학업지식을 종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평가한다. 논술교육은 영역전이형 학습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예를 들면 질서에 대해서 교육을 할 경우 사회적 질서와 수학적 질서를 함께 가르칠 수 있는 학원을 선택해야 한다.

[3] 지적 성장의 교육체계 갖췄나

논술교육의 목적은 학생의 지적인 성장을 이루는 것이다. 따라서 초중고교생들이 도달해야 할 이해력, 논리력, 표현력, 창의력의 수준을 제시하고 그 능력을 발전시키기 위한 연간 커리큘럼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학원이 좋다.

[4] 대면첨삭을 하나

논술교육은 일대일 대면(對面)첨삭을 해야 효과가 크다. 강사는 학생이 직접 작성한 답안을 놓고 학생과 대화하면서 학생의 능력을 구체적으로 평가하고 부족한 면을 점검할 수 있다. 또한 학생은 구체적인 지적을 통해서 자신이 보완해야 할 점을 알게 되며, 실제 논술문 작성실력을 발전시킬 수 있다.

[5] 실전적 논술강의를 진행하는 학원

독서와 토론은 논술실력 향상에 꼭 필요하지만 실전적인 논술교육이 병행돼야 최대의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독서, 토론뿐만 아니라 실전적인 대입논술 강의를 함께 진행하는 학원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피해야 할 논술학원▼

[1] 무리한 독서를 강요하나

논술고사에 출제되는 고전 지문에 대비한다는 명목으로 학생들의 수준에 맞지 않는 무리한 독서를 강요하는 학원이 많다. 초등학생, 중학생에게 니체의 저서를 읽고 토론하는 것이 그럴듯하게 보이지만 실제로는 학생들의 논술실력을 오히려 후퇴시키는 결과를 낳는다. 수준에 맞지 않는 무리한 독서를 강요하는 학원은 피해야 한다.

[2] 작문교육만 강조하는 학원

논술은 학생들이 주어진 제시문을 읽고 요구조건에 맞춰 자신의 생각을 서술하는 시험이다. 논술교육은 이해력, 논리력, 표현력, 창의력을 종합적으로 발전시키는 체계로 진행되어야 한다. 갈래별 작문교육만 강조하는 학원은 표현력은 향상시킬 수 있지만 논술에서 가장 중요하게 평가하는 논리력과 창의력은 향상시킬 수 없다.

[3] 시사토론만 강조하지 않나

논술은 현대사회와 현대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원론적 측면에서 분석하고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능력을 평가한다. 하지만 시사토론만 집중적으로 실시하는 학원에서는 문제해결의 근본이 되는 원론적 측면의 분석능력을 향상시켜 주지 못한다.

[4] 강사 1명이 모두 가르치나

통합교과논술에 대비하려면 전 교과 영역의 지식을 종합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그래서 강의도 인문, 사회, 철학, 경제, 경영, 수학, 과학 전공자들이 유기적으로 결합해 진행해야 효과가 있다. 따라서 1명의 강사가 강의를 진행하는 학원에서는 통합교과논술에 대비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한계가 있다.

[5] 경시·진학 실적은 괜찮은가

학원마다 모두 통합교과논술 전문학원이라고 광고한다. 범람하는 학원 광고 중에서 실제 각종 논술경시대회, 토론경시대회, 대학 진학자 명단을 공개하는 학원은 많지 않다. 경시대회와 대학입학 실적이 전무한 학원은 논술교육이 체계화되지 않은 경우가 많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강상식 학림논술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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