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3월 울산학연구센터가 발족되고 첫 사업으로 이 연구가 시작되자 시민들의 격려가 쏟아졌다. 그러나 연구원 7명 모두 부산에 거주하고 부산 지역 대학 소속이라는 점이 알려지면서 일부 시민은 의구심을 나타내고 있다. 물론 세 차례에 걸친 연구 용역 공모에 울산에서는 아무도 지원하지 않은 탓도 있다.
‘울산인의 일과 여가’ ‘울산 여성의 일상적 삶’ ‘울산의 노인’ 등으로 나눠 진행되는 이 연구는 울산에 살면서 울산 사람과 부대끼며 친밀한 대화가 오가야 좋은 결과가 나올 사안이다.
이달 초 열린 중간보고회에서 한 참석자는 “통계자료에 의존한 나열식 분석으로 울산 사람과 문화의 특징을 제대로 짚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한 연구원은 “부산에 살고 있다 보니…”라며 말끝을 흐렸다고 한다.
울산학을 연구하는 사람이 반드시 울산에 거주해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오히려 외지인이 더욱 객관적으로 울산 사람들의 삶과 문화를 조명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이 연구는 ‘공해와 노사분규의 도시’로 인식된 울산의 도시 이미지를 씻어내 울산에 자손 대대로 살고 싶은 생각이 들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다. 그래서 울산의 향토 사학자나 울산 시민과 오랫동안 호흡을 같이해 온 사람에게 울산학 연구를 맡겼더라면 더더욱 좋았을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전국 14개 자치단체가 정체성 확립을 위해 지역학을 연구했다. 울산학은 비록 늦게 ‘외지’ 연구원이 연구하고 있지만 충실한 결과로 울산의 진면목이 제대로 조명됐으면 하는 게 대다수 시민의 바람이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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