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보궐선거 첫 ‘투표 인센티브’

  • 입력 2006년 10월 19일 02시 55분


공직선거 투표에 참여한 유권자에게 상품권을 지급하거나 물건 구매 시 할인 혜택을 주는 ‘투표 인센티브제’가 선거 사상 처음으로 시행된다.

인천시 선거관리위원회는 25일 실시하는 인천 남동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인센티브제도를 시행한다고 18일 밝혔다.

이번 선거는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열린우리당 이호웅 전 의원이 지난달 14일 대법원에서 집행유예가 확정돼 의원직을 상실함에 따라 실시되는 것. 인천 남동을 선거구의 총유권자는 13만9251명이다.

인천시 선관위에 따르면 남동을 선거구의 모든 투표자는 선관위가 투표소에서 지급하는 감사카드(투표사실 확인증)와 거주지가 적힌 신분증을 보여 주면 다음 달 6∼17일 인천 남동구 구월동 롯데백화점에서 상품을 샀을 때 구매가격의 20∼30%를 할인받을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25일부터 다음 달 7일까지 영화관 CGV(인천, 관교, 주안점)를 이용하면 입장료 1000원을 할인받게 된다.

선거구내 8개 동(간석3, 만수1∼6, 장수·서창동) 가운데 투표율이 가장 높은 동은 ‘민주시민의식 모범마을’로 선정돼 추가 혜택을 받는다. 최고령 투표자와 최다 투표 가족 등 10명에게는 문화상품권(20만 원 상당)도 지급된다.

인천시 선관위는 “지난달 인터넷 설문조사를 통해 인센티브제도 시행에 대한 여론을 수렴한 결과 80% 이상이 찬성했으며 12일 인천지역 각 정당 관계자와 협의한 결과 모두 찬성했다”고 설명했다.

또한 남동구 내의 롯데백화점과 CGV, 모 대학병원, 또 다른 백화점 등 4곳에 인센티브제 참가를 요청해 롯데백화점과 CGV가 수락했다는 것.

인천시 선관위 관계자는 “인천은 2000년 이후 전국 규모의 선거 투표율에서 4회 연속 전국 최하위를 기록해 이번 보궐선거의 투표율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중앙선관위에 보고한 결과 ‘인센티브제를 시행해도 전혀 문제될 것이 없다’는 답변을 받아 추진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인천시 선관위는 선거홍보용 포스터와 지역신문 광고에 ‘인센티브제 시행’을 명시적으로 밝히고 있다.

과거 재·보궐선거 때 지역 선관위가 선거 참여 독려를 위해 투표자에게 추첨으로 경품을 제공한 일은 있지만 투표자 전원에게 혜택을 주기는 처음이다.

고려대 이내영(정치외교학) 교수는 “투표 거부도 정치적 의사의 표현인데 인위적으로 투표율을 높이는 게 정당한가라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접전 지역에서는 투표율에 따라 후보마다 유불리가 달라 정치적 중립성 문제도 큰 논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한편 정부 차원에서는 한명숙 국무총리가 5월 공명선거 관계 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투표 참가자에게 인센티브를 줄 방안을 연구해 달라”고 지시해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장강명 기자 tesomio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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