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천안경찰서와 천안시, 아산경찰서와 아산시는 12월 KTX천안아산역(아산시 배방면 장재리)에 ‘천안아산 폐쇄회로(CC)TV 통합관제센터’를 세운다. 이를 위해 8월 이들 기관 사이에 행정협정식을 했다.
여러 경찰서와 자치단체가 주민 치안을 위해 공동 사업을 벌이기는 이번이 처음으로 이러한 모델이 전국에 확산될 가능성이 크다.
▽왜 이런 사업을…=천안시와 아산시는 수도권과 호남 영남이 만나는 곳으로 여행성 범죄가 많다. 특히 급격한 도시 개발과 공장 유입 등으로 이권을 둘러싼 살인, 강도 등 5대 범죄의 발생 비율이 갈수록 높아가고 있다.
하지만 경찰 1인당 담당인구는 천안이 1004명, 아산이 766명으로 전국 평균 509명을 훨씬 넘고 있다.
이런 가운데 KTX 운행과 수도권 전철 연장으로 두 도시가 하나의 생활권으로 바뀌면서 치안에 대한 공동 대처가 필요해졌다.
지난해 발생한 아산 모 대학 경리과장 피살 사건의 범인은 천안시에서 잡혔고, 천안시 불당동 편의점 현금지급기 탈취사건의 범인은 아산시에서 검거됐다.
결국 두 도시 간의 협력은 치안 인력 부족을 해결하면서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는 일거양득의 묘수로 떠오른 것.
▽실시간 통합감시체제 개막=CCTV 통합관제센터가 문을 열면 두 도시의 CCTV는 122대에서 140대로 늘어나게 된다.
이를 위해 천안시와 아산시는 주민 의견을 수렴해 각각 10억 원과 5억 원을 내놨다.
하지만 대수보다는 통합관리체제를 구축한 것이 더 의미가 있다. 관제센터에서 경찰관과 민간 모니터요원 12명이 3교대로 24시간 140대의 CCTV를 체크하기 때문에 범행의 실시간 감시가 가능해지는 것.
그동안에는 파출소별로 모니터가 설치돼 있거나 모니터 없이 영상 저장만 되는 CCTV가 많아 사건 발생 후 수사 자료로 참고할 수는 있지만 실시간 감시가 어려웠다. 범행이 실시간으로 체크되면 곧바로 도주로를 봉쇄해 검거가 쉬워진다.
통합관제센터 사업을 담당하는 충남지방경찰청 김해중 생활안전계장은 “영국 독일 프랑스 일본 등 국내외에서 CCTV 실시간 감시로 범인을 검거한 사례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지난해 7월 영국 런던의 폭탄 테러사건 범인 검거가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관제센터 구축은 두 도시의 화합이라는 상징적인 의미도 띠고 있다.
김정식 충남지방경찰청장은 “두 도시가 KTX 역사 명칭을 놓고 오랫동안 갈등을 빚은 것을 감안해 중간 지점인 천안아산역에 관제센터를 두었다”며 “주민 치안을 통한 공조가 상생발전의 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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