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정골프 미끼 카지노 유인 4억 뜯어

  • 입력 2006년 10월 19일 14시 13분


국내 내기골프에서 일부러 져주고 해외 원정골프를 데려간 뒤 카지노로 유인, 5억 상당을 뜯어낸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운수업체 이사 김모(50)씨는 4월 초 경기도 모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던 중 자칭 `VIP 관광객만 취급하는 여행사 사장'이라는 골프 코치 출신의 한모(49)씨를 만났다.

한씨는 내기 골프를 제안하며 "내가 지면 골프 천국인 카자흐스탄으로 원정골프를 데려가 최고급 빌라를 숙소로 제공하고 현지 여성모델과 동침시켜 주겠다"고 유혹했다.

김씨는 내기 골프에서 이겨 한씨와 함께 카자흐스탄의 옛 수도 알마티로 떠났고 약속대로 골프를 즐기던 중 "해외까지 왔는데 카지노에 한번 가봐야 하지 않겠느냐"는 한씨의 제안에 넘어갔다.

한씨는 그 날 밤 공범 김모(53)씨가 운영하는 카지노로 김씨를 안내했고, 김씨는 무담보로 한씨에게 돈을 빌려 카드게임의 일종인 바카라를 했다.

그러나 연거푸 지기만 했고 하룻밤에 도박 빚은 4억6000만 원으로 불어났다.

한씨는 "이 카지노가 러시아 마피아와 연결돼 있다. 한국 사람 한명 없어져도 아무도 모른다"고 겁을 주며 차용증을 쓰게 하고 가족을 시켜 돈을 송금토록 하라고 요구했다.

김씨는 여권과 비행기표를 모두 빼앗기고 "돈을 갚기 전까지 돌려주지 않겠다"는 협박까지 당했다.

결국 한국에 있는 동생에게 돈을 부쳐달라고 해 4억6000만 원을 입금시킨 뒤에야 풀려났다.

부랴부랴 한국에 돌아온 김씨는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19일 공갈 등 혐의로 한씨와 카지노 업주 김씨를 구속하고 범행에 가담한 교포 출신 카지노 업소 종업원 박모(37)씨를 불구속 입건했다.

한씨는 김씨를 유인하려고 일부러 내기 골프에서 져 줬고, 범행 한달 전 카자흐스탄에서 범행에 이용할 카지노 업소를 사들인 공범 김씨는 도박에 쓰이는 카드 장수를 늘리고 게임 시간을 연장하는 등 편법을 써서 김씨가 거액을 잃도록 한 것으로 드러났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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