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욱 산만해진 중학교 수업=20일부터 시작되는 서울 경기지역 특목고 전형을 앞두고 일선 중학교에선 특목고 수험생들이 조퇴하거나 결석하는 사례가 예년에 비해 크게 늘었다.
올해 서울지역 외고 특별전형 경쟁률이 최고 12.49 대 1까지 치솟는 등 특목고 지원 열풍으로 상위권뿐만 아니라 중위권 학생들도 학교 수업을 소홀히 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D중 진학담당 교사는 “특목고 입시철마다 이런 현상이 있지만 올해는 중간 성적대 학생까지 특목고 입시에 매달리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울 양천구 목동 E중의 한 3학년 담임교사는 “한 반에 적게는 한두 명씩 매일 조퇴하거나 새벽까지 학원에서 공부하고 학교에선 조는 학생이 많아 수업 분위기가 산만하다”고 말했다.
특목고는 3학년 1학기까지의 내신성적만 전형에 반영하기 때문에 수험생들이 2학기 학교 수업을 무시하고 학교에서 특목고용 문제집을 풀거나 학원 특강을 듣기 위해 결석 또는 지각을 하기도 한다.
▽학원가는 특수에 반색=특목고 학원이 밀집한 서울 강남과 목동 지역에는 ‘마지막 특강’ ‘파이널 총정리’ 등 플래카드가 붙은 학원이 즐비하다. 주말엔 온종일, 평일엔 5∼7시간씩 특강을 하고 있다. 주말 강의는 한 달에 과목당 15만∼30만 원 선, 평일 종합반은 40만∼70만 원이다.
하지만 초조한 학부모들은 강의를 더 늘려 달라고 학원 측에 아우성이다.
외고 수험생 아들을 둔 박모(44·여·서울 송파구 신천동) 씨는 “영어듣기 집중반과 12회짜리 총정리 강의, 구술면접 대비반 등을 수강하는 데 한 달에 80만 원 정도 든다”면서 “1초도 아까워 아들이 학교에서 조퇴하는 날이 많다”고 말했다.
과학고 수험생 정모(15·경기 용인시 수지구) 군은 “지난달부터 주2회 조퇴해 점심시간 때부터 학원 강의를 듣는다”면서 “학교에서 특목고 입시 준비를 해 주지 못하기 때문에 학원에 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목동의 한 특목고 전문학원 관계자는 “제주도 등 지방 학생들은 장기 결석을 하고 서울까지 올라와 수강하거나, 학교에는 부모와 함께 체험학습을 간다고 말하고 학원에 다니는 사례도 많다”고 말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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