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전형 서울 명원초6 양성연 군
“신문읽기, 심층면접에 큰 도움”
일반전형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합격한 양성연(13·서울 강동구 명원초등학교 6년) 군은 올 6월 학교 측이 주최한 입학설명회에 다녀온 뒤 입학을 결심했다.
양 군은 “국제중이 외국어 실력과 다양한 특기를 기르기에 좋은 학교라고 생각했다”며 “실력이 뛰어난 친구들과 공부하며 유엔 사무총장의 꿈을 키우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나 양 군은 “입학시험을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것은 없고 어릴 때부터 호기심을 갖고 성실하게 공부했을 뿐”이라고 겸손해했다.
일반전형에선 서류심사로 4배수를 뽑은 뒤 2박 3일간의 캠프 동안 다양한 심층면접을 통해 적성과 학업능력을 평가한다. 첫날 영어면접에선 ‘살고 싶은 나라를 골라 그 이유를 설명하라’ ‘신라가 아닌 어떤 나라가 삼국통일을 하는 게 좋았을까’ 등의 질문이 나왔다.
양 군은 4세부터 영어유치원에서 ‘즐겁게 영어 공부하는 법’을 배웠고 특히 말하기와 듣기 공부에 집중해 왔다. 4학년부터는 매일 영자신문을 읽으며 기사를 요약하고 신문사 홈페이지의 영어 기사 듣기를 활용했다.
5학년 여름방학 때 아버지와 독일, 스페인을 여행한 것이 해외 경험의 전부. 토플 CBT 230점, 토익 800점 수준의 영어 실력을 갖춰 영어면접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는 것.
캠프 둘째 날은 사회적성과 수학·과학적 창의성 시험을 봤다. 환율 변동과 수출 품목의 변화, 원 안의 사다리꼴과 삼각형 면적 구하기, 물질의 녹는 점, 물체의 속도 측정 등 다양한 문제가 나왔다. 마지막 날은 순발력을 요구하는 시사상식과 수학 원리에 관한 문제가 출제됐다.
양 군은 “6월부터 주 2, 3회 동아일보를 보며 시사상식과 경제섹션 기사를 정리한 것이 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양 군은 “수학과 과학은 매일 한 시간씩 문제를 풀면서 원리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며 “취미인 피아노 연주는 하루 30분, 컴퓨터게임 1시간 등 스스로 계획을 세우는 습관 덕분에 면접 때도 당당하게 대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영어특기자 서울 갈산초6 이태연 군
“제 특기는 사실 수학이랍니다”
이 군은 한국 학교에 대한 경험이 없어 2주 동안 서류전형을 준비하면서 많은 고민을 했다고 한다. 미국은 한국처럼 경시대회가 많지 않기에 내세울 만한 상장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 군 가족은 온 가족이 함께한 한 달간의 미국과 유럽 여행기, ‘미국의 서양 문명’ 등에 대해 친구들과 수행한 프로젝트, 지금까지 꾸준히 해온 운동 사진 등을 담아 포트폴리오를 작성했다.
미국에선 학교에서 발표와 토론 수업을 많이 해 심층면접 캠프에 대해선 큰 걱정을 하지 않았지만 세계적인 최고경영자(CEO)의 영어 인터뷰 비디오테이프를 보면서 말하는 훈련을 했다.
“‘CEO Exchange’란 프로그램을 여러 번 봤어요. CEO들이 유머를 섞어 가며 말하는 것을 흉내 내고 말하는 태도도 눈여겨봤어요.”
이 군은 2학년 때부터 아버지가 인근 대학 도서관에서 한 장씩 복사해 온 수학 창의력 문제를 매일 풀면서 실력을 키웠다. 4학년 때부터는 상급 수학반에서 공부하면서 어려운 수학 문제를 하루에 두 문제씩 풀었고, 1주일에 한 번은 논리수학 문제를 풀었다.
소금의 양, 온도, 물의 양을 제시한 뒤 소금이 얼마나 빨리 녹을지 추론해보라는 캠프 기간의 수학 문제도 별로 어렵게 느껴지지 않았다는 것.
이 군의 어머니 김효미 씨는 “태연이가 수학을 좋아해 멘사(MENSA) 책을 보고 6학년 때는 중학교 과정을 배우기도 했다”며 “특히 2학년 때부터 꾸준히 풀어온 창의력 및 논리력 수학 문제가 도움이 많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캠프에서는 ‘한국이 더 잘사는 나라가 될 수 있는 방법은’ ‘한국 문화를 어떻게 더 영향력 있게 만들 수 있을까’ 등의 주제에 대해 3∼5분간 얘기하는 문제가 나왔다.
이 군은 “평소 TIMES, Time for Kids 등의 영문 잡지를 열심히 읽었다”며 “미국에 있을 때도 ‘대장금’ ‘왕건’ 등 사극을 비디오테이프로 보면서 한국어와 한국 문화를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전형과정 들여다보니
2007학년도 청심국제중 입학전형 최종 합격자 103명(정원 외 3명 포함) 가운데 서울지역 초등학교 출신이 50명(정원 외 2명 포함·48.5%), 경기가 30명(정원 외 1명 포함·29.1%)을 차지했다.
세부 지역별로는 서울 강남구(15명), 경기 성남시(8명), 서울 송파구(6명) 강동구(4명) 순이었다. 100명 모집에 3260명이 몰려 평균 32.6 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했다.
지난해 입학전형에서 지필고사를 치른 것이 문제가 돼 올해는 1단계에서 자기소개서, 학교생활기록부 등을 중심으로 한 서류전형을 거쳐 모집 정원의 4배수 내외를 선발한 뒤 2단계는 2박 3일간의 캠프를 통해 최종 합격자를 선발했다.
청심국제중은 “서류전형에서는 수상 실적, 영어 능력, 학업 능력, 교내 활동 등을 종합적으로 봤고 검증 가능한 대회 위주로 가산점을 부여했다”며 “서류전형 기준은 현직 초등학교 교사, 교감, 교육청 장학사, 학부모 등으로 자문단을 구성해 회의를 거쳐 정했다”고 밝혔다.
응시자 중에는 자신의 사진을 붙인 인형에 직접 녹음한 인사말이 나오도록 한 학생,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일기를 책으로 엮은 학생 등 심사위원의 눈길을 끌기 위한 노력도 다양했다고 한다.
정철화 교감은 “일부 학생의 포트폴리오는 사전 두께인 경우도 있었다”며 “한자 컴퓨터 등 모든 방면에 재능이 있다는 걸 보여 주는 것보다는 특정 분야를 깊이 있게 열심히 했다는 걸 보여 주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새로 도입된 2박 3일간의 심층면접은 객관성 확보를 위해 영어와 학업 능력을 평가하는 문항 출제를 도와줄 교육대 교수들을 출제위원장으로 초빙했다.
영어면접의 경우 집단 면접과 개별 면접을 실시했고, 학업능력 평가는 철저히 개인 면접으로 했다.
정 교감은 “캠프 참가자의 등에 마라톤 선수처럼 번호를 붙여 캠프 기간의 생활, 교우 관계, 기숙사 생활 적응 등에 문제는 없는지 자세히 관찰했다”며 “서류전형에 합격했지만 100여 명은 영어 실력이 떨어져 탈락시켰다”고 말했다.
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출신 지역별 지원 및 합격 현황 (정원 내 전형) 지역 서울 경기 인천 비수도권 합계 지원자 1664명 1145명 79명 372명 3260명 합격자 48명 29명 3명 20명 100명 자료: 청심국제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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