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24일 "생전에 작성한 메모나 일기 등은 모두 최 전 대통령의 유언에 따라 공개 여부가 결정될 것"이라며 "특별한 유언이 없다면 최 전 대통령이 평소에 밝혔던 뜻에 따라 유족들이 이 문제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최 전 대통령은 22일 오전 서거 직전에 의식을 잃은 상태여서 유언을 남기지는 못했다. 또한 미리 유언장을 작성해 놓았는지도 불명확하다.
다만, 유언이 없더라도 평소 최 전 대통령이 이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에 대해선 몇 차례 의사를 밝힌 적이 있다고 한다.
한 측근인사에 따르면 1995~1996년 검찰이 12·12 및 5·18 사건 재수사를 할 때 측근들이 모여 최 전 대통령에게 "비망록이 있다면 주변 인사가 아닌 가족에게 남기시라"고 건의했다는 것. 주변 인사에게 비망록을 남기면 어떤 식으로든 정치적으로 악용될 소지가 있다는 이유였고, 최 전 대통령도 "그렇게 하겠다"고 말했다는 게 측근들의 전언이다.
이런 사정 때문에 일부 측근들은 문제의 비망록을 최 전 대통령의 장남인 윤홍 씨가 이미 물려받았을 것으로 추측해 왔다. 그렇지만 윤홍 씨는 최근 지인들에게 "아들로서 부친이 일기를 쓰는지 여쭤볼 일이 아니어서 여쭤본 적은 없지만, 일기를 쓰셨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해 비망록을 갖고 있지 않음을 시사했다.
따라서 최 전 대통령의 비망록은 장례식을 치르고 나서 유족들이 유품을 정리한 뒤에야 공개 문제가 본격적으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최 전 대통령은 추석 연휴인 이달 초 일부 측근들이 서교동 자택을 인사차 방문했을 때 "나라가 시끄러워 큰 일"이라며 현재의 시국에 관해 걱정을 토로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정훈기자 jnghn@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