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씨는 “교실에서 딱딱한 강의를 듣는 것보다 교수님이 직접 찍어온 인도나 캄보디아의 전통 춤, 유럽의 오페라와 뮤지컬을 동영상으로 보면서 공연예술에 대한 흥미가 더 커졌다”며 “온라인 강의는 시간과 공간의 제약 없이 들을 수 있어 방학 기간 더 많은 시간을 자기 계발에 쓸 수 있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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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방마다 수강생 게시판이 개설돼 활발한 토론도 이뤄졌다. 학생들은 강의를 듣고 난 후의 소감이나 의문점을 적고 서로의 의견을 교환했다. 토론 실적과 감상 등 게시판에 올린 모든 글이 평가를 거쳐 학점에 반영됐다.
중앙대가 올해부터 모든 교양과목 강의를 온라인으로 실시하면서 학생들 사이엔 이른바 ‘주2파’ ‘주3파’가 늘고 있다. 이는 일주일에 2, 3번만 학교에 나오는 학생을 이르는 말.
김 씨도 강의실에서 듣는 수업은 일주일에 세 번뿐이지만 매일 학교에 나와 도서관에 설치된 ‘e-room’을 이용한다. 국내외 논문과 학술지를 쉽게 검색할 수 있고 동영상 강의 등 학교가 마련한 교육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는 곳이다.
그는 “인터넷으로 임용고사 강의를 하루 1, 2시간 듣고 수업자료와 관련 논문을 검색하는 등 e-room을 적극 활용하고 있다”며 “학교에서 제공하는 교재로 이곳에서 토익과 토플 등 취업에 필요한 영어 공부를 하는 학생도 많다”고 말했다.
고려대 대학원생 남태우(26·경영학 전공) 씨는 “수업시간엔 프로젝터를 노트북에 연결해 의견을 발표하고 강의실마다에 설치된 무선 랜으로 인터넷에 접속해 함께 자료를 검색하고 토론한다”며 “발표자료와 참고문헌을 공유하기 위한 USB메모리와 동영상 강의를 보기 위한 PMP는 이제 필수품이 됐다”고 말했다.
숙명여대는 이런 추세에 맞춰 150여 대의 노트북을 준비해 학생들에게 무료로 빌려주고 휴대전화와 개인휴대단말기(PDA)로 수강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교내에 AS센터를 둬 고장난 노트북과 PDA를 무료로 고쳐준다.
실시간 뉴스와 학사정보 등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기 위해 엘리베이터와 복도에 인터넷 프로토콜TV(IPTV)를 설치했다.
이 학교는 또 휴대전화 하나만 있으면 불편 없이 학교생활을 할 수 있도록 ‘Ubi 숙명’ 모바일학생증 서비스를 실시하고 있다. 휴대전화에 전자인식장치를 부착해 학생증 대용으로 쓸 수 있게 한 것.
출석을 부르기 힘든 대규모 강의에선 강의실 앞에 놓인 인식기에 휴대전화를 갖다대기만 해도 출석을 확인할 수 있다. 도서관에 자리를 맡거나 책을 빌릴 때도 휴대전화만 있으면 모든 것이 해결된다. 휴대전화로 교내 현금지급기에서 입출금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학교 앞 음식점에서도 소액 결제가 가능하다.
이 학교 최혜원(20·영어영문학부 2학년) 씨는 “휴대전화에 달린 디지털카메라로 수업시간에 스크린에 나오는 사진 자료를 촬영해 복습한다”며 “조별 모임과 토론도 과목마다 개설된 ‘e-class’라는 커뮤니티를 통해서 하는 등 온라인 모임과 토론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양한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망의 빠른 보급에 맞춰 온라인 강의로만 수업을 구성한 사이버대학에선 시간을 내기 힘든 직장인 및 만학(晩學)의 꿈을 키우는 일반인의 등록이 점점 많아지고 있다.
요리사로 일하며 세종사이버대 외식창업경영학과에 다니는 배영구(34) 씨는 “퇴근 후 MP3플레이어에 강의를 내려받은 뒤 새벽에 운동할 때 이어폰을 끼고 수업을 듣는다”며 “직접 학교에 가서 수업을 들으면 시간을 내기 어려웠을 텐데 디지털 기술의 발달로 직장인들도 공부를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글=신수정 기자 crystal@donga.com
최창봉 기자 ceric@donga.com
디자인=공성태 기자 coon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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