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최만수(49·사진) 교수는 29일 다량의 나노 입자에 전기장을 걸어 짧은 시간 안에 소자를 구성하는 새로운 공정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이 기술은 소자 생산에 사용되는 제작비와 시간을 크게 줄이고 회로 성능을 좌우하는 집적도를 높였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최근 나노기술은 나노 입자를 ‘더 값싸고 더 많이’ 생산하는 데서 벗어나 트랜지스터, 센서 등 실제 부품으로 사용되는 나노 소자를 만드는 쪽으로 발전하고 있다.
문제는 현재의 기술로는 소자 1개를 제작하는 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는 것. 나노 입자를 하나씩 옮겨 회로를 그려야 하기 때문이다.
최 교수팀은 전기를 띤 나노 입자가 전기장을 걸어놓은 기판 위 한 점에 모이는 현상을 이용해 회로를 그리는 데 성공했다. 마치 렌즈가 빛을 한 점에 모으듯 전기장이 회로 밑그림에 나노 입자를 모으는 방식이다.
그는 “이 기술로 230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 크기 회로를 7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데 성공했다”며 “리소그래피 기술이 반도체 기술의 발전을 이끈 것처럼 이 기술을 나노 소자 생산을 위한 표준 공정기술로 끌어올리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부 창의연구단 지원사업으로 이뤄졌으며 나노기술 분야의 권위지 ‘네이처 나노테크놀로지’ 29일자에 소개됐다.
박근태 동아사이언스 기자 kunt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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