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숭례문 100년 만에 제 모습 찾는다

  • 입력 2006년 11월 2일 02시 56분


국보 1호인 숭례문(서울 중구 남대문로 4가)이 100년 만에 잃어버린 성벽을 되찾는다.

숭례문을 관리하는 서울 중구는 숭례문 양 옆에 연결돼 있던 조선시대 한양 도성의 성벽을 2008년까지 복원할 계획이라고 1일 밝혔다.

일제는 도성 통행량이 늘자 전찻길과 도로를 내면서 1907∼1908년 숭례문 좌우 성벽을 철거했다. 이후 100년 가까이 육축과 문루만 덩그러니 남아 있었다.

복원되는 부분은 현재 경사면 형태(삼각형 모양)로 남은 좌우측 성벽이다. 중구는 이 부분을 당초의 성벽 형태(사각형 모양)로 양쪽 각각 10m가량씩 복원할 계획이다.

중구는 또 도시개발 과정에서 서울의 지반이 높아지며 감춰졌던 숭례문 아래쪽 1.6m 부분도 땅을 파 드러낼 예정이다.

이는 지난해 숭례문에 대한 1차 지반조사에서 문지도리석(대문의 장부가 끼어 돌아가는 돌), 지대석(성문이나 성문 지반이 접하는 부위에 쓰는 기초석), 박석(넓고 얇게 바닥에 까는 돌) 등이 현재 지표의 1.6m 아래에서 발견됐기 때문이다.

구는 올해 3월 숭례문을 99년 만에 개방하면서 관람객들이 옛날 건축 구조를 볼 수 있도록 중앙통로 일부분을 1.6m 파 유리로 덮어놓았다.

구는 이번에 숭례문의 웅장한 모습을 완전히 드러내기 위해 문 아래 땅 전체를 1.6m 정도 파 내려갈 계획이다. 이렇게 되면 숭례문이 전체적으로 현재보다 높아지고 복원될 성벽의 높이도 약 7.9m가 된다.

중구는 기본설계와 실시설계, 문화재위원회의 조언, 고증, 심의 등을 거쳐 내년 하반기 복원에 들어갈 계획이다.

숭례문은 조선 태조 때인 1398년에 건립됐다. 자재의 파손이 심각해지자 1962년 대대적인 해체복원공사가 실시됐다. 하지만 숭례문 주변의 변형된 축조물이 원래대로 복원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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