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법인택시 운전사 “살길이 없다”

  • 입력 2006년 11월 2일 06시 38분


최근 지역 택시업계가 경영난을 호소하고 있는 상황에서 법인택시 운전사들이 잇달아 집회를 열고 개인택시 면허발급 재개를 대구시에 요구해 눈길을 끌고 있다.

대구택시개혁추진연합 운전사 10여 명은 지난달 31일 대구시청 앞길에서 집회를 열고 무사고 장기근속자의 개인택시 면허순위를 확정해 발표하고 버스준공영제 실시로 인한 손실금을 보전해 줄 것 등을 요구했다.

이에 앞서 전국택시산업노조 대구본부 조합원 등 600여 명도 같은 달 23일 대구시청 앞 광장에서 개인택시 면허 신규발급 재개 등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대구시가 2001년 개인택시 신규면허 255건을 발급한 이후 지금까지 추가 발급을 하지 않고 있다”며 “법인택시 운전사들은 개인택시 면허신청 자격 유지를 위해 여러 가지 어려움을 견디고 있으나 대구시는 기대를 외면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구시는 법인택시 운전사들의 이 같은 요구에 신중한 편이다.

시에 따르면 지역에는 100개 업체의 법인택시 6980대와 개인택시 1만 대 등 총 1만6980대가 운행되고 있어 사실상 포화상태다.

또 대구의 택시 실차율(주행거리 중 승객을 태우고 영업한 거리의 비율)은 지난해 말 현재 54.1%로 전국 7대 도시 가운데 가장 낮다는 것.

특히 올해 초 시내버스 준공영제 실시로 대구지하철과 시내버스 간 환승체계가 구축되고 버스노선이 개편돼 지하철과 시내버스에 승객이 몰리는 바람에 올해 하반기 지역 택시 실차율은 51.3%로 더 떨어졌다.

택시업계는 올해 승객이 지난해보다 20%가량 감소한 데다 연료인 액화석유가스(LPG) 가격은 2002년 11월 L당 542원에서 11월 현재 752원으로 계속 올라 경영난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대구택시운송사업조합 관계자는 “LPG 인상분에 대한 보조금이 있으나 연료 값이 너무 올라 수지타산을 맞추기 어렵다”고 말했다.

교통전문가들은 “지역 택시업계의 경영난을 타개하기 위해선 승객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게 중요하며 택시회사를 브랜드화하는 등 특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지역 택시가 포화상태인 데다 택시업계가 불황을 겪고 있어 개인택시 신규면허 발급 재개가 쉽지 않다”면서 “여론수렴을 거쳐 연말까지 종합대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용균 기자 cavatin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