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고층아파트 지어도 된다더니…

울산시가 지난해부터 태화강변에 초고층 아파트 건축 허가를 잇달아 내주고는 태화강 경관 보호를 내세워 다음 달부터 고도를 제한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시는 도심 태화강변에 새로 짓는 건축물의 높이를 130∼150m(35∼40층)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태화강변 경관계획 지침을 마련해 다음 달부터 시행한다고 1일 밝혔다.

이 지침에 따르면 태화강변의 건축물 높이는 강폭(400∼450m)의 3분의 1인 130∼150m 이하로, 건물 배치는 4호 연립(4가구 나란히 잇닿아 건립하는 것) 이하로 제한된다.

시 관계자는 “주변 경관과 어울리지 않게 지나치게 높거나 병풍처럼 옆으로 길게 늘어선 건축물 때문에 태화강변의 조망권이 차단되는 것을 막기 위해 지침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태화강변에는 현재 최고 54층 높이의 주상복합아파트가 올 3월 허가가 나 공사가 진행되는 등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10곳에서 고층 아파트 건립허가가 났다.

시민들은 “시가 태화강변의 아파트 지을 만한 곳에는 모두 건축허가를 내주고는 뒤늦게 층수를 제한하는 것은 뒷북행정의 전형”이라고 지적했다.

시는 “태화강변 경관계획 지침 마련을 위한 울산발전연구원에 의뢰한 용역 결과가 지난달 말 제출돼 늦게 시행하게 됐다”며 “다음 달 경관계획이 시행되면 시가지 조망권이 확보되고 채광과 통풍 등의 문제도 해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