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1700여 명은 공항공사가 주민 의견도 수렴하지 않은 채 독단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사업에 반대하는 서명을 받아 지난달 27일 정부와 시에 제출했다.
공항공사는 1994년 공항을 건설하는 과정에서 삼목도(1, 2도)를 모두 매입한 뒤 비행기 이착륙 과정에서 문제를 일으킬 수 있는 항공 장애 구릉 높이인 52m까지 석산을 깎기로 했다.
2001년부터 석산을 깎아 토사와 골재를 채취해 각종 공항 시설을 짓는 데 사용하고 나머지는 인천과 부천 지역 레미콘회사 등에 건설자재로 공급해 2005년까지 약 800만 m³를 반출했다.
문제는 당시 인가받은 1단계 사업계획에 따르면 52m 높이에서 골재 채취가 끝나면 나무를 심어 녹지로 복구하도록 돼 있었지만 공항공사가 사업기간을 연장한 뒤 삼목2도에서 계속 골재를 채취하고 있는 데서 발생했다. 공항공사는 최근 삼목1도(50여만 평)도 모두 깎아 평지로 만들고 그 과정에서 나올 골재는 공항 3단계 건설사업에 공급할 계획을 세웠다.
52m만 남기고 녹지로 만들면 토지 이용 가치가 떨어져 평지를 자유무역지역으로 확장하기 위한 실시계획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는 것이 공사의 입장.
현재 공항 주변 132만6000평이 자유무역지역으로 지정돼 있으며 이곳에서는 면세와 통관 혜택이 주어진다.
그러나 주민들은 당초 사업계획에 따라 삼목도를 녹지로 조성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2001년부터 골재 채취 과정에서 날아오는 분진 때문에 피해를 보았는데 평지로 만들면 더 큰 피해가 예상된다는 것.
특히 신도시에서 500m 정도 떨어진 삼목1도를 평지로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한 분진이 바닷바람 때문에 아파트 단지로 날아와 인체에 심각한 피해를 주게 된다며 주민들은 반발하고 있다.
인근의 열병합발전소도 골재 채취를 위한 발파 과정에서 발생하는 진동으로 인한 각종 발전기기의 오작동 문제를 우려해 사업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영종신도시 주민대표가 환경피해를 우려해 만든 소각시설주민지원협의체 정균(46) 위원장은 “삼목도 인근 골프장인 스카이72가 최근 ‘평지화 사업에 따른 대기질 측정 용역’을 실시한 결과 분진이 폐를 손상시키고 천식을 악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며 “공항공사가 주민의 건강은 무시한 채 이윤 추구에만 급급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인천국제공항공사 관계자는 “공항 시설공사에 필요한 골재를 확보하고, 자유무역지역을 넓히려면 석산을 평지로 만들어야 한다”며 “주민들을 설득해 내년 상반기에 착공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