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한국 왔다 그냥 가나요 서울 구경 하고 가세요”

  • 입력 2006년 11월 3일 03시 00분


“스쳐 지나가는 외국인 관광객을 잡아라.”

지난해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간 환승객은 모두 142만7000명. 이 가운데 공항에서 다음 항공편을 기다리는 동안 환승(Transit)투어 상품을 이용한 관광객은 고작 4093명에 불과하다.

2시간가량 짬을 내 공항 주변을 관광하거나, 4∼5시간 코스로 인천시내나 서울시내, 비무장지대 등을 둘러보는 등의 투어 상품이 마련돼 있지만 환승객의 0.3%만 이에 관심을 보였을 뿐이다. 연간 500만 명의 환승객 중 10%인 50만 명가량이 환승투어에 나서는 싱가포르와는 비교조차 하기 어려운 초라한 수치다.

침체된 환승투어와 단기체류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정부와 서울시가 외국인 관광객을 대상으로 한 관광 상품 개발에 나섰다.

서울시는 출입국관리소, 한국관광공사, 국내항공사 등과 함께 ‘서울 단기체류 관광 상품 추진협의회’를 구성하고, 서울 1박에 40∼80달러라는 파격적인 가격대의 환승객 전용 관광 상품을 공동 개발하기로 최근 합의했다고 2일 밝혔다.

특히 인천공항을 경유해 유럽으로 가거나 유럽에서 귀국하는 중국 관광객들에 한해 무비자 입국이 허용된 ‘중국 특수’를 충분히 누리기 위해서라도 좀 더 적극적인 관광 정책이 필요하다고 시는 분석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인천공항에서 서울을 오가는 교통비로만 2만∼3만 원이 들고, 짧은 시간으로는 한강 청계천 남산 등 서울의 관광명소를 보여주는 데 한계가 있어 서울에서 1박을 하는 저렴한 가격대의 관광 상품 개발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중저가 호텔과 여행사, 항공사, 시티투어버스, 테마파크 등과 협의해 최소한의 이윤만 확보하는 저렴한 가격대의 환승객용 상품을 내년 4월까지 내놓고 해외 홍보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또 참여업체들이 손해를 보지 않으면서도 가격경쟁력을 갖기 위해 외국인 환승 관광객의 인천공항∼서울 왕복 교통비를 시 예산에서 지원할 방침이다.

성동기 기자 espr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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