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충남]동서남북/대전 버스 준공영제 시민만 봉

  • 입력 2006년 11월 3일 06시 2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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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부터 대전 시내버스 요금이 대폭 오르자 시민들의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지난해 대전시는 서울시에 이어 전국 두 번째로 시내버스 준공영제를 도입했다. ‘시민의 발’인 시내버스의 운영 일부를 시에서 직접 담당해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서비스 개선은 이루어지지 않은 채 버스회사의 적자 보전금액만 준공영제 실시 이전 연간 60억 원에서 6개월 만에 178억 원으로 늘었고 올해는 268억 원으로 눈덩이처럼 불어날 전망이다.

그러자 대전시는 시내버스 요금을 무려 14.5%나 올리겠다고 전격 발표했다. 시민들에게 부담을 고스란히 떠넘긴 것이다.

시민단체는 그동안 준공영제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버스회사들이 먼저 통폐합 등 자생노력을 하도록 유도하기를 촉구해 왔다. 이에 대해 대전시가 별 반응을 보이지 않자 시청 앞에서 1인 시위를 벌이고 지난달 30일에는 시민청원을 내기도 했다. 하지만 버스 요금 인상 첫날, 박성효 대전시장은 한 벤처기업의 중국 공장 준공식에 참석한다며 그 회사의 전세기를 타고 중국으로 떠났다.

대전 지역에 마땅한 기업을 유치하지 못하고 있는 마당에 대전 기업의 해외공장 설립은 꼭 축하해야 할 일만은 아니다. 일부 누리꾼은 지역 자본과 인력이 해외로 유출됐다며 분개하고 있기도 하다.

값싸고 품질 좋은 교통편을 시민에게 제공해야 할 시장이 버스 요금 인상 첫날, 시민들의 일그러진 표정을 읽기는커녕 지역 회사의 해외 공장 설립을 축하하러 꼭 나가야 했을까. 박 시장의 문제 해결 의지에 자꾸만 의심이 든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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