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경북]日어민 “독도서 바다사자 잡았다”

  • 입력 2006년 11월 3일 06시 43분


“1950년대만 해도 독도 곳곳에서 ‘가제’ 무리를 볼 수 있었다.”

이 무렵 독도를 지켰던 독도의용수비대원들의 증언이다.

울릉도 어민들은 요즘도 바다사자를 ‘가제’ 또는 ‘강치’라고 부르고 있다. 독도의 90여 개 바위 중에는 ‘가제바위’도 있다.

환경부는 올해 초 “일제강점기에 남획돼 멸종된 독도의 바다사자는 생태계를 위해서뿐 아니라 영토적 상징 차원에서 복원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후 독도 바다사자 되살리기는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이치범 환경부 장관은 8월 “일부 어민들의 증언 외에 독도에 바다사자가 서식했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대구방송(TBC) 전유형(33) PD팀이 최근 6개월 동안 일본을 중심으로 독도 바다사자의 실체에 관한 조사를 해 관심을 끌고 있다.

1904∼11년 독도에서 157km 떨어진 일본 오키(隱岐) 섬의 어민 등은 독도에서 바다사자 1만4000여 마리를 포획한 것으로 알려졌다. 가죽과 기름을 얻기 위해서였다.

TBC 제작팀은 한 일본인이 1940년 6월 촬영한 독도와 바다사자의 영상을 처음으로 입수한 데 이어 당시 독도에서 바다사자 조업을 한 적이 있는 오키 섬 어민의 증언을 확보했다.

또 일본 시마네(島根) 현 야생동물연구회에서 당시 일본 어민들이 독도의 바다사자를 포획하는 사진을 구했다. 독도에 바다사자가 서식했다는 ‘물증’을 확보한 셈이다.

이런 내용을 담아 2부작으로 제작된 프로그램은 지난달 27일 TBC에서 ‘리앙쿠르대왕의 비극’이라는 제목으로 선보인 데 이어 3일 오후 11시에는 ‘바다사자는 부활하는가’로 방영된다.

그러나 생김새가 유사하지만 바다사자와 강치는 생물학적으로 다르게 분류되기도 한다.

일부 백과사전은 바다사자를 ‘물갯과(科)의 포유류’로, 강치는 ‘강칫과의 포유류’로 구별하고 있다. 이에 반해 국립공원연구원 종(種)복원센터 한상훈 복원팀장은 ‘바다사잣과’로 독립 분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전 PD는 “일본 어민들이 독도 바다사자에 대한 독점 어업권을 갖기 위해 일본 정부에 독도 편입을 청원한 것이 지금의 영토 분쟁으로 이어지기도 했다”며 “미국 캘리포니아 바다사자가 독도의 바다사자와 유사하므로 이를 들여와 복원을 시도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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