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트복지회 ‘미혼모 자립 쉼터’ 마련

  • 입력 2006년 11월 4일 03시 04분


김민경(가명·25) 씨는 누구의 축복도 받지 못한 채 올해 6월 사내아이를 낳은 미혼모다.

임신 중 아이 아빠는 연락을 끊었고, 김 씨의 부모는 중절 수술을 받든지 입양을 시키라고 김 씨를 채근했다. 모정은 이 어려움을 이기고 끝내 아이를 낳게 만들었지만 김 씨에게 양육까지 할 힘은 없었다.

김 씨와 비슷한 처지의 미혼모들을 위한 그룹 홈인 ‘합정 클로버’가 3일 서울 마포구 합정동에 문을 열었다. 홀트아동복지회가 현대홈쇼핑의 재정 지원을 받아 만든 이 시설에서 김 씨 등 미혼모 4명이 아이와 함께 생활하게 된다.

이 시설에서는 2년간 무료로 거주할 수 있다. 예산이 부족해 지금은 모자 4쌍만 함께 살 수 있지만 홀트복지회 측은 점차 시설 규모와 수용 인원을 늘려 나갈 생각이다.

그룹 홈에서는 숙식만 해결하게 해 주는 것이 아니다. 홀트복지회는 신생아들의 의료적인 문제까지 포함해 아이들을 돌보고 미혼모들에게는 직업 교육을 시켜 일자리를 알선해 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홀트복지회 이현주 과장은 “미혼모의 자녀들도 사회의 축복과 관심 속에서 건강하게 자라야 한다”며 “미혼모의 산전 진료와 산후 생활을 지원하는 국가 차원의 정책이 도입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동영 기자 arg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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