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측은 “검찰이 비(非)법률적 언행을 하고 있다”고 반박하는 등 올해 들어 여러 차례 충돌했던 법원과 검찰의 갈등이 다시 재연되고 있다.
서울중앙지법은 검찰이 재청구한 영장에 대해 다음 주 중 발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며, 경우에 따라서는 법원과 검찰 간 갈등이 극한적인 대결상황으로 치달을 수도 있다.
대검찰청 중앙수사부(부장 박영수)는 이날 오전 론스타 본사 임원 2명에 대한 체포영장과 유회원 론스타어드바이저코리아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다시 청구했다.
검찰은 이례적으로 이날 새벽 기각됐던 영장 내용에서 글자 한 자 고치지 않은 채 그대로 영장을 재청구해 법원의 영장 기각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박 중수부장은 이날 오후 1시 반 긴급 브리핑을 자청해 “그동안 관행이나 해석을 통해 형성돼 온 ‘증거 인멸 우려’나 ‘도주 우려’ 등에 대한 영장 발부 요건 기준이 최근 지나치게 확대 해석돼 영장이 다수 기각됨으로써 수사에 많은 장애를 초래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검찰청은 이날 오전 10시 20분부터 2시간 동안 정상명 검찰총장 주재로 박 중수부장, 채동욱 중수부 수사기획관, 중수 1·2과장, 수사 검사 등 수사팀 전원이 참석한 긴급회의를 열고 영장 기각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는 등 온종일 긴박하게 움직였다.
이날 서울중앙지법은 영장 기각에 이어 법조비리 사건 재판에서 “수입 카펫 판매업자 김홍수 씨의 진술과 다이어리의 신빙성을 인정할 수 없다”며 전 국회의원 보좌관 김모 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또 현대·기아자동차그룹의 부채 탕감 로비 사건 관련 피고인 8명 전원을 보석으로 석방했다.
일선 검사들은 이날 “법원의 수사 방해가 도를 넘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이에 대해 서울중앙지법 형사부 공보담당 이효제 판사는 “법원의 결정에 대해 수사 관계자들이 헌법과 법률에 규정된 각자의 역할을 무시하는 듯한 비법률적인 발언을 하는 것을 참으로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지켜보고 있다”고 공식 의견을 밝혔다.
검찰이 재청구한 영장은 법원 내부 규정에 따라 처음의 영장을 심사했던 민병훈 영장전담부장판사가 아닌 이상주 영장전담부장판사가 다음 주 중 발부 여부를 결정한다.
이태훈 기자 jefflee@donga.com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전지성 기자 vers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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