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남]“미분양 아파트 취득세 대신 내드려요”

  • 입력 2006년 11월 6일 06시 34분


올해 들어 부산지역에서 미분양 아파트가 크게 늘어나자 상당수 건설업체들이 잔여분에 대해 분양가의 1%만을 계약금으로 받는가 하면 취득세와 등록세를 대신 내주는 등 파격적인 조건을 내걸어 눈길을 끌고 있다.

벽산건설은 부산 동래구 온천동에 짓고 있는 52층짜리 3개동 648채 규모의 ‘벽산블루밍 아스타’ 잔여분 70채에 대해 최근 취득세와 등록세를 부담해 주는 조건을 내걸었다. 부산에서 분양 중인 아파트에서 이 같은 경우는 처음이다.

벽산건설은 이와 함께 중도금을 전액 무이자로 융자해 주고 통상 분양가의 10%인 계약금도 500만 원으로 낮췄다.

벽산건설 관계자는 “이런 조건은 간접적인 현금 지원으로 볼 수 있어 실수요자를 중심으로 한 계약자들은 그만큼 경제적인 부담을 덜 수 있다”고 말했다.

또 한진중공업은 기장군 정관신도시에 짓고 있는 ‘해모로’ 아파트 736채 중 잔여분에 대해 부산에서 처음으로 ‘계약금 1%, 중도금 50% 무이자 융자’라는 조건을 제시했다.

이 조건이라면 총분양가가 3억7000여만 원인 52평형을 370만 원만 있으면 분양받을 수 있게 된다.

정관신도시에서 ‘파밀리에’ 아파트를 분양 중인 신동아건설도 계약금 2%에 공기청정기와 고급 욕조 등의 편의시설을 제공하는 조건을 내세워 분양률 높이기에 주력하고 있다.

코오롱건설은 수영구 남천동 ‘코오롱 하늘채’ 잔여분 중 일부 소형 평형에 대해 계약금을 500만 원만 받는 ‘계약금 정액제’와 중도금 무이자 융자, 입주 후 1년간 분양대금 50%의 대출이자 대납 등의 조건을 내걸었다.

지역 중견업체인 경동건설도 금정구 청룡동에 짓고 있는 ‘경동아파트 2차’ 미분양분에 대해 계약금 5%에 중도금 무이자 융자. 발코니 무료 확장, 새시 무료 설치 등으로 실수요자를 공략하고 있다.

이 밖에 남광토건은 ‘서면 쌍용스윗닷홈 스카이’ 잔여분을 계약금 500만 원 정액제, 중도금 무이자 융자 등의 조건으로 분양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6523채에 머물던 부산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7월 들어 기장군 정관신도시와 강서구 명지동 퀸덤아파트의 분양이 시작되면서 최고 9070가구로 늘어났다. 9월 말 현재 미분양 아파트는 8119채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들은 “최근 수도권에서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는 등 부동산경기가 과열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부산은 미분양 아파트가 전국에서 가장 많을 정도로 부동산경기가 침체돼 있다”고 말했다.

조용휘 기자 silen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