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침팬지 연구가인 영국 동물학자 제인 구달(72) 박사는 6일 이화여대 자연과학대 환경생태연구실에서 민족사관고 학생들을 만나 격려했다.
이날 모인 15명의 학생은 지난해 10월 민족사관고에서 만들어진 ‘뿌리와 새싹(Roots & Shoots)’ 동아리 회원이다. ‘뿌리와 새싹’은 젊은이들이 앞장서 자연과 생명을 보호하자는 취지에서 구달 박사가 1991년부터 시작한 범세계적 환경운동이다.
민족사관고의 ‘뿌리와 새싹’ 동아리는 그동안 수도권의 대규모 공원들을 탐방해 왔다.
총 25명의 회원을 이끄는 회장 이재원(18) 양은 “환경을 고려하지 않고 설계된 곳이 의외로 많다는 걸 알게 됐다”며 “사람들이 다니도록 만들어 놓은 길이 동물들의 통행에 방해가 된다는 사실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은 9월 10일 연세대에서 열린 제1회 청소년 환경회의에서 그동안의 활동 결과를 발표했다.
전국 20개 고등학교에서 120여 명의 학생이 참가한 이 대회는 동아리 회원들이 스스로 조직해 개최한 것. 환경에 관심을 갖고 있는 다른 학생들과의 교류에 물꼬를 튼다는 의미도 담겨 있었다.
‘새싹은 연약하지만 바위도 뚫을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다.’
‘뿌리는 새싹을 자라게 하는 든든한 기반이다.’
구달 박사는 “여러분(새싹)의 미약한 활동이 모이면 사회를 변화시킬 수 있는 토대(뿌리)가 된다”며 학생들에게 용기를 북돋웠다.
현재 ‘뿌리와 새싹’ 동아리는 90여 개국에서 총 9000여 개가 활동하고 있다. 대만에는 480여 개나 된다. 미국에는 캘리포니아 주에만 1000개가량 있다.
이 양은 “한국에는 안타깝게도 민족사관고와 서울외국인학교, 이우학교 등 모두 3개뿐”이라며 “기부 위주나 정치적 목적의 환경단체보다 소박한 활동을 하는 우리 같은 단체가 많아져야 한다”고 밝혔다.
임소형 동아사이언스 기자 sohyung@donga.com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