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후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열린 `타운미팅'에서 서울에 사는 한 외국인은 연방 고개를 저으며 `고가 쓰레기 봉투'에 불만을 쏟아냈다.
서울시 관계자가 "자치구마다 쓰레기 봉투 값이 다 다르다"며 "쓰레기를 옮기고 처리하는 데 돈이 많이 들어 그런 것이다"라고 설명했지만 외국인들은 역시 이해가 안된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렸다.
서울타운미팅은 서울시가 2000년부터 진행해온 행사로, 서울 거주 외국인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참석해 서울 생활의 불편한 점을 토로하는 자리다.
이 자리에서 제안된 내용 중 일부는 시의 외국인 지원 정책에 반영되고 있다.
서울에 온 지 1년이 조금 넘었다는 미국인 R씨. 그는 "쓰레기 봉투 값이 너무 비싼데다 지역마다 값이 다르다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나는 평소에 쓰레기 분리수거나 재활용을 잘 하는 사람이지만 이런 방식은 지지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인도나 자전거도로를 질주하는 오토바이에 대한 질책도 많았다.
미국인 A씨는 "길을 다니다 마구 달리는 오토바이에 치일 뻔 한 적이 여러번이다"며 "오토바이들이 너무나도 위험하게 운행하고 있지만 대책에는 아무도 신경을 쓰지 않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다른 외국인도 "한강 자전거 도로는 오토바이로 넘쳐난다"며 "자전거 도로에 오토바이 진입을 금지할 수는 없느냐"고 물었다.
`이태원의 보도를 교체해 달라', `외국인 커뮤니티 활성화를 위해 노력해 달라', `우리도 서울시민인데 외국인 기업과 일반 외국인 시민들이 서울시정에 참여할 수 있는 창구와 기회를 마련해달라'는 목소리도 나왔다.
아울러 "서울만의 독특함이 부족하다. 서울의 정체성을 확고히 하기 위해 서울시가 하고 있는 일은 무엇이냐", "서울의 전통과 현대성 균형을 어떻게 맞출 것이냐" 등 꽤 `심도있는' 질문도 등장했다.
3시간30분에 걸쳐 진행된 이날 타운미팅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이 1시간 만에 자리를 뜨자 "우리의 이야기를 들어줘야 할 시장은 왜 지금 없는 것이냐"며 불만을 제기하는 참석자도 있었다.
<디지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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