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신부’ 공범지목 30대 남자 자살

  • 입력 2006년 11월 13일 03시 00분


보험금을 타 내기 위해 신혼여행 중에 남편을 세 차례나 살해하려 했던 ‘무서운 신부’ 사건에 공범으로 지목돼 구속 기소됐다가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고 풀려났던 30대 남자가 항소심 선고를 하루 앞두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12일 알려졌다.

▶본보 10월 16일자 A14면 참조

정모(40·여) 씨와 함께 정 씨 남편 살해에 가담한 혐의를 받던 A(31) 씨가 한강에서 변시체로 발견된 것은 지난달 20일.

지난해 6월 정 씨는 자신이 세 들어 살던 집 주인 김모 씨와 동거를 시작한 후 11월까지 김 씨 명의로 생명보험 4개를 들었다.

같은 달 김 씨와 혼인신고를 한 정 씨는 알고 지내던 A 씨, B(32) 씨 등과 남편 살해 계획을 세우고 함께 서해안으로 여행을 떠났다. 정 씨 일당은 김 씨를 바다에 빠뜨리고 산에서 밀어뜨리는 등 3차례에 걸쳐 살해를 시도했으나 모두 실패로 끝났다.

정 씨 등 3명은 올 2월 모두 살인 미수 혐의로 구속 기소됐고, 1심 법원은 정 씨와 B 씨에게 각각 징역 7년형과 5년형을 선고했으나 A 씨에게는 범행 가담사실이 분명치 않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항소심 재판 과정에서 A 씨의 범행 가담을 뒷받침하는 증거를 추가로 제출했고, 정 씨의 남편은 증인으로 나와 “A 씨가 등산을 강요했고 경찰에 신고하지 말라고 했다”고 진술했다. 남편을 죽이려다 실패한 날 밤 정 씨와 A 씨, B 씨가 10여 차례 통화를 한 사실도 드러났다.

항소심 재판부는 지난달 12일 부인 정 씨와 B 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A 씨에 대해선 직권으로 17일 다시 공판을 열기로 했다. 그러나 A 씨는 법정에 나타나지 않았다.

그 대신 바로 전날인 16일 저녁 A 씨의 유서와 휴대전화가 서울 한강 잠수교 중간 지점에서 발견됐고, 20일에는 A 씨의 시신이 동작대교 중간 지점 강물에서 발견됐다.

조용우 기자 woogij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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