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울대공원 콘크리트 우리 vs 호주 시월드 자연

  • 입력 2006년 11월 13일 03시 00분


12일 낮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의 북극곰이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우리 안에서 낡은 철책에 앞발을 올려놓고 있다(왼쪽). 반면 호주 퀸즐랜드 주 골드코스트 해변에 있는 수상테마공원 시월드의 돌고래 사육장은 모래가 깔려 돌고래의 자연 서식지와 흡사한 환경이다. 시드니=황태훈  기자
12일 낮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의 북극곰이 콘크리트로 만들어진 우리 안에서 낡은 철책에 앞발을 올려놓고 있다(왼쪽). 반면 호주 퀸즐랜드 주 골드코스트 해변에 있는 수상테마공원 시월드의 돌고래 사육장은 모래가 깔려 돌고래의 자연 서식지와 흡사한 환경이다. 시드니=황태훈 기자
호주 퀸즐랜드 주 골드코스트 해변에 있는 수상테마공원 시월드(Sea World). 해양수족관에 들어서니 작은 열대어부터 대형 상어까지 해양생물이 유유히 헤엄치고 있다. 해양수족관은 지상에서도 관람이 가능하다. 관람객이 스킨스쿠버와 함께 물속에 들어가 거북 등을 만져볼 수도 있다.

시월드는 해양동물을 각별히 배려한다. 시월드에 인접한 바닷물을 해양동물 수족관과 우리로 직접 끌어온다. 돌고래쇼장의 경우 모래사장까지 만들어 놓아 인공시설이라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았다.

반면 경기 과천시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개관한 지 20여 년이 됐지만 리모델링이 거의 되지 않아 대부분의 동물이 열악한 콘크리트 구조물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해양동물을 배려한 사육시설=4일 찾은 시월드는 해양동물 전시관과 놀이동산, 각종 쇼장 등으로 꾸며져 있었다.

북극곰(흰곰) 전시관은 유난히 많은 사람이 북적였다. 북극곰 2마리가 물속에서 회전 묘기를 선보이는 등 재롱을 부린 덕분이다.

북극곰 우리 역시 지상과 지하 관람장이 연결돼 물속에서 북극곰이 어떻게 움직이는지를 한눈에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이들 해양동물은 하루 종일 공개되는 게 아니다. 시월드는 북극곰의 스트레스를 줄여 주기 위해 북극곰 총 4마리 중 2마리만 관람객에게 공개했다.

돌고래쇼도 피로를 느끼는 돌고래는 따로 마련된 수족관으로 옮겨 관리하고 있다.

▽동물을 위한 외국 동물원=시월드처럼 외국의 동물원은 동물의 특성에 맞는 환경을 조성해 주고 있다.

1878년 문을 연 독일 라이프치히 동물원은 최근 200마리 이상의 사자 번식에 성공해 ‘사자공장’이라고 불린다. 또 1999년부터 ‘미래 동물원’ 프로젝트를 마련해 아프리카 아시아 등 대륙별 동식물원을 조성했다. 동물원 자체적으로 유인원의 종 보존 연구를 진행하는 한편 동물원이 아닌 서아프리카 아시아 지역의 멸종 위기 동물 서식지 복원사업도 하고 있다.

1984년 문을 연 서울대공원 동물원은 현재 348종 2975마리가 살고 있어 규모 면에서는 외국 못지않다. 그러나 동물 우리 대부분이 오래돼 콘크리트가 훤히 드러나 있는 등 서식 환경은 열악한 상태.

서울대공원은 동물원의 환경 개선은 물론 종다양성 보존 사업 등 미래 동물원을 위한 사업을 진행해 나가기 위해서는 입장료를 현실화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서울대공원 동물원의 입장료는 3000원(성인 기준)이고 동물원 내 돌고래쇼와 테마가든 입장료는 각각 1500원. 그러나 시월드의 자유이용권은 65달러(호주달러)로 약 5만 원 수준이다.

시드니=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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