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시장군수들 일본에 간 까닭은

  • 입력 2006년 11월 13일 07시 14분


일본 가나가와(神奈川) 현 지가사키(茅ヶ崎) 시의 ‘마쓰시타 정경숙(政經塾)’.

마쓰시타 그룹의 창업자 마쓰시타 고노스케(松下幸之介·1894∼1989) 회장이 최고의 정치 리더 배출을 목표로 1979년 세운 정치인 양성기관이다.

젊은 시장 군수들로 구성된 전국청년시장군수구청장회(청목회) 회원(40명) 16명과 공무원 등 30여 명이 6일 국내 자치단체장들로는 처음으로 이곳을 방문했다.

후루야마 가즈히로(古山和宏) 정경숙 교장은 특강에서 “정경숙을 거쳐 간 66명의 정치가는 다른 정치가들과는 달리 어떤 문제를 다룰 때 정파보다는 마쓰시타의 이상 실현에 초점을 맞춘다”고 말했다.

이 모임을 제안했고 고문을 맡고 있는 강형기(자치행정·현재 일본 도시샤대 교환교수) 충북대 교수는 “마쓰시타 정경숙의 목표는 청목회 회원들의 꿈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는 “여기서 볼 것은 일본이 아니라 한국”이라며 “밖에서 한국을 보는 눈을 갖고 돌아가자는 것”이라고 방문 목적을 설명했다.

단체장들은 정경숙을 나와 숙소로 돌아가는 동안에도 버스에서 토론을 계속했다.

“후루야마 교장은 마쓰시타 회장이 제정한 인재 선발의 기준이 ‘운 좋은 사람’과 ‘애교 있는 사람’이라던데 이 모호한 말 속에 어떤 깊은 의미가 있을까?”

강 교수가 마쓰시타 회장이 열악한 가정환경과 학벌 등을 성공의 원동력으로 삼았다고 소개하자 나비축제로 유명한 이석형 전남 함평군수가 바통을 이어받았다.

“함평에는 천연, 관광, 산업 등 3가지 기초 자원이 없어 공중을 날아다니는 나비에 눈을 돌렸습니다. 거듭 축제가 성공을 거둬 이제 2008년에는 세계나비·곤충엑스포를 열기로….”

청목회는 ‘지방이 중앙을 바꾸자’는 강 교수의 제안으로 2004년 1월 발족했다.

자격을 만 49세 이하로 제한하다 보니 공무원 출신이 아닌 전문가, 학자, 정치인, 언론인 출신 자치단체장이 대부분이다.

관행 타파와 개혁 성향이 짙고 ‘공무원의 창조적 협력’을 이끌어내는 문제가 공통 관심사다.

두 달에 한 번씩 모여 명사의 강의를 듣고 정책과 리더십을 비교 학습하며 성공사례를 공유한다.

이 모임 자치단체장의 성공 및 혁신 사례를 모은 ‘우리는 일하고 싶다-청년지도자의 실험과 꿈’은 행정자치부의 필독서로 지정됐다.

회장인 엄태영 충북 제천시장은 “연령대가 비슷하고 미래 비전에 대한 공감대를 기반으로 회원 모두가 행정 혁신과 청렴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지가사키=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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