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오후 4시 인천 연수구 옥련초등학교에 설치된 인조잔디 축구장.
시민주를 공모해 2004년 3월 창단한 프로축구단 인천유나이티드가 운영하는 유소년 축구클럽인 ‘U-12’ 소속 40여 명의 선수가 김희정(42) 감독의 호루라기 소리에 맞춰 골대를 향해 슛을 날렸다.
계속된 연습으로 선수들은 가쁜 숨을 몰아쉬었고 이마에서는 연방 구슬땀이 흘러내렸지만 표정은 모두 밝았다.
6일 대한축구협회가 경기 파주시 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서 개최한 ‘2006 유소년클럽 챔피언십대회’ 결승전에서 아산유소년축구교실을 2-1로 꺾고 정상에 올랐기 때문.
인천유나이티드는 축구를 통해 인천 지역 어린이들의 체력을 길러 주고 우수 선수를 발굴하기 위해 6월 어린이 축구교실인 ‘아이(i)-유나이티드’를 만들었다.
축구를 취미로 즐기는 어린이의 경우 보급반에서 운동하지만 축구 선수가 되고 싶은 초등학교 5, 6학년생은 유소년클럽인 U-12에서 공을 찬다.
김 감독은 인천 지역 초등학생 가운데 축구를 하다 그만뒀거나 축구에 소질이 있는 어린이를 찾아 테스트를 거쳐 U-12 선수를 뽑았다. 옥련초교가 운영하다 폐지한 축구부에서 활동하던 선수들도 포함시켰다.
7월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나선 선수들은 매주 월∼금요일 방과 후에 옥련초교에 모여 1시간 반씩 연습했다.
부모나 감독의 권유로 시작한 것이 아니라 축구가 좋아 선수가 되기 위해 공을 차기 때문인지 실력은 하루가 다르게 늘어갔다.
인천유나이티드는 한국프로축구연맹이 유소년클럽 선수에게 축구 기본기와 기술을 가르치는 ‘K리그 캠프’에 선수를 보내는 등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지난달 인천 예선을 가볍게 통과한 U-12는 결국 경기 대표를 누르고 전국 12개 지역에서 예선을 거쳐 올라온 유소년클럽과 실력을 겨뤄 창단 4개월 만에 우승컵을 안았다.
대회에서 최우수선수상을 받은 백경환(12·옥련초교6) 군은 “선수 모두 첫 출전에서 우승하겠다는 의지가 강했고 팀워크도 좋았다”며 “어른이 되면 인천유나이티드에서 프로선수로 뛰고 싶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이 중학교에 진학해도 클럽에서 뛸 수 있도록 인천유나이티드가 내년에 15세 이하 팀을 만들 것”이라며 “머지않아 U-12 출신 국가대표 선수가 배출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구독
구독
구독
댓글 0